중국 유통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의 급성장으로 광고·유통이 디지털산업계로 이동하던 분위기에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자 대부분의 소비형태가 온라인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라이브방송이 대세로 자리 잡으며 리자치, 웨이야, 신유지 등 특정 왕홍들의 영향력이 커진 반면, 소위 '탑급'이 아닌 왕홍들은 신뢰도는 하락하는 추세다. 소비자들이 팔로워 1만명 미만의 KOC(Key Opinion Consumers) 콘텐츠를 적극 수용하면서 KOC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중국 내 유통 업계의 분석이다.
22일 첸잔산업연구원의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발표에 따르면, 1990년대생의 73.7%와 밀레니엄세대의 76.7%가 왕홍이 추천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95년생 이후 주력 소비자들은 가짜 데이터에 대한 의심으로 인해 미들급 왕홍에 비해 KOC 컨텐츠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
또한 광고주 역시 비용투입대비 효과가 미비한 미들급 왕홍보다는 KOC에 마케팅비를 투입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었다. 풀스크린 미디어(Fullscreen Media) 및 애드마스터(AdMaster)의 데이터에 의하면 2018년 대비 2019년 미들급 왕홍을 통한 광고를 진행한 광고주 비율은 23%에서 20%로 낮아진 데 비해, KOC와 광고를 진행한 비율은 35%에서 50%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왕홍마케팅 전문가 김성식 투에이비 대표는 중국 소비자 신뢰도에 변화에 대해 "KOC는 현실성 있는 리뷰와 적극적인 소통으로 가짜데이터 문제가 있는 미들급 왕홍보다 마케팅 퍼포먼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 대표 로컬브랜드인 Perfect Diary와 HFP가 KOC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말했다.
실제 2016년 론칭한 중국로컬 색조메이크업 브랜드 Perfect Diary는 대형 왕홍보다는 KOC 마케팅에 꾸준히 투자해 왔으며, 작년에는 중국 전체 메이크업 브랜드 온라인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론칭 초기 충성 팬덤을 통해 성장한 샤오미에 이어 마케팅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다준 사례로 꼽힌다.
김성식 대표는 최신 마케팅 공략법에 대해 "상대적으로 중국마케팅 예산이 적을수밖에 없는 한국 브랜드는 가장 효율이 높은 방식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KOC 콘텐츠를 연간 1만 건 집중적으로 만들어내고 자연발생 콘텐츠가 그 5배에서 10배까지 만들어내는 게 현재 중국 마케팅에서는 훨씬 효과적인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