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택배거래 증가 등 제지업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점쳐졌는데 실제 제지 관련주들이 1분기 호실적으로 화답하면서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향후에도 택배 물량 증가 등 제지 관련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둘 것을 조언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종이목재 업종지수는 2월 말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자했으나 3월 중순 이후로 재차 반등을 보이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기간 상승률은 58.2%에 달해 코스피 상승률을 훌쩍 웃돌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수혜가 전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당 업종에 마스크 필터 등 위생용지 업체들과 골판지 등 택배 관련주가 포함되면서 상승폭이 가팔랐다.
마스크 관련주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직접적 수혜를 받고 있지만 골판지 등 택배와 관련한 제지주는 틈새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택배물량이 증가하면 자연스레 제지주가 수혜를 입는다.
제지는 용도에 따라 신문, 인쇄, 위생, 산업용지(포장지) 등으로 나뉘는데 업계에서는 골판지, 백판지 등 산업용지가 가장 큰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골판지 시장 규모는 3조982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20억원 커졌다. 지난해 기준 백판지의 시장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골판지, 백판지 등 제지 관련주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아 왔으며 실제 올 1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감에 부응했다.
골판지 원지를 제조하는 아세아제지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179억원을 기록했다. 아세아제지의 주가는 지난 3월 19일 1만9800원을 저점으로 전일 기준 3만2250원까지 올라섰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무려 62.9%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한국수출포장공업(수출포장) 역시 주가가 45% 가량 뛰었다. 수출포장은 골판지 원단 및 상자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46억원을 기록해 37.7% 성장했다. 그외 골판지 및 종이상자 제조 업체 원창포장공업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1% 증가한 2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나타냈다.
인쇄용지·백판지·특수지 등을 제조하는 한솔제지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0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3.6% 성장했다. 백판지 등 산업용지를 제조하는 깨끗한나라 역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한 187억원, 135억원을 달성했다.
세하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5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64.4%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주가 역시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세하는 최근 한국제지-해성산업 컨소시엄에 인수된 바 있다.
한국제지 자회사로는 이달 최종 인수 절차를 완료한 세하를 포함해 한국팩키지, 국일제지 장가항법인, 원창포장공업이 있다. 현재 한국제지와 해성산업이 합병절차를 진행 중이며 해성그룹은 국내 제지회사 중 인쇄용지, 골판지, 백판지 사업을 추진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꼽힌다.
한편 원재료 가격 하향 안정화도 실적 호재로 작용했다. 글로벌 폐지 수입 1위 중국이 지난 2017년 7월부터 2020년까지 폐지 수입을 금지하는 환경규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국내 폐지 공급 과잉에 따라 폐지 가격이 폭락해 골판지 업체들은 원가를 절감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 온라인 주문 확대로 택배 상자 원재료인 골판지 수요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또 이번 계기로 일부 소비자들의 소비습관이 온라인주문에 익숙해져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도 매출 증가분 중 일부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며 택배 물동량 증가로 인해 택배 원재료인 원지 및 골판지 제조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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