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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라운지] 코로나 극복 선봉 맡겨놓고 국책銀 서울서 짐싸라고요?
입력 2020-05-19 17:56  | 수정 2020-05-19 20:52
"이번엔 진짜로 서울을 떠나야 하는 건가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 직원들에게 최근 뜻하지 않은 고민거리가 생겼다. 때 아닌 국책은행 '지방 이전설' 때문이다. 국책은행 지방 이전설은 수년간 반복돼왔다. 그동안 국책은행들 내부에서도 '설마 보내겠어'란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총선을 전후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이번엔 진짜로 이전하는 거냐'는 우려가 국책은행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이 끝나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즌2를 하겠다"고 말했고, 여당이 선거에서 압승했다. 특히 국책은행 직원들은 국토교통부가 진행하고 있는 한 용역 보고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토부는 2005년 시작된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효과를 분석하는 용역을 국토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결과는 이르면 오는 6월에 나온다. 특정 기관을 지방으로 보내겠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지만 이해찬 대표가 총선 전에 말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즌2를 위한 근거가 될 수 있는 용역 보고서다.
지난 3월에는 대전시, 충남도 등 지역에 혁신도시를 지정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추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실현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것이다.
한 국책은행 직원은 "내부에서 동요가 적지 않다"며 "개인 차가 있긴 하지만 젊은 직원들은 결혼이나 거주 문제로 벌써부터 필요 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구조조정과 코로나19 금융 지원에 한창인 국책은행들을 옮기는 건 전쟁 중 야전사령부를 후방으로 돌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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