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전문가 만류에도 매일 먹는 것은…
입력 2020-05-19 14:39  | 수정 2020-05-26 15: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해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일주일 넘게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이 약을 먹고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문제는 이 약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식당업계 대표들과 회동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지난 일주일 반 동안 매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아연 보충제를 먹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감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도 먹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았으며 "증상은 없다(zero symptoms)"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치의가 권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복용을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는 그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먹기 시작했다"면서 "여러가지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극찬한 약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 식품의약국(FDA)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심장박동 이상을 포함해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처방없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진행된 몇몇 연구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보도도 잇달았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이 약을 먹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표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부작용을 일축하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내가 괜찮아(OK) 보인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틀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데 매번 음성이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깜짝 발표' 이후 백악관이 배포한 114개 단어로 구성된 메모에서 백악관 주치의 숀 콘리는 "복용시 잠재적 이득이 그로 인한 위험보다 크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으며 "매우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콘리는 "미 전역 전문가들과 상의하면서 코로나19 치료법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이렇게 공유된 의학적 결론을 채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부터 약을 복용했고 얼마나 복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실의 케이티 밀러 대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지난 8일입니다.

백악관은 밀러의 감염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하기 시작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펜스 부통령도 이 약의 복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다고 밝히자 현지 언론은 일제히 긴급뉴스로 타진했습니다.

폭스뉴스는 곧바로 이 약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효과가 없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내보냈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MSNBC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두고 한 일은 무모하다. 순전히 무모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희망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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