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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연패’ SK, 추락하는 비룡엔 ‘날개’가 없다 [현장스케치]
입력 2020-05-17 17:27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열렸다. 3회초 2사 1, 3루에서 SK 선발 백승건이 NC 강진성에게 역전 스리런홈런을 맞고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비룡군단 SK와이번스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투타 모두 답이 나오지 않았다. '9연패 늪'에 SK가 단단히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SK는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팀간 3차전에 5-11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지난 7일 문학 한화 이글스전부터 이어져 온 연패는 9연패로 늘어났다. 시즌 전적은 1승10패.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0패 고지'를 밟았다.
이날 경기도 최근 패배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SK는 이날 2년차 좌완 백승건을 대체 선발로 내세웠다. 외국인 투수 닉 킹엄 차례였지만, 킹엄은 팔의 뭉침 증세로 지난 15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깜짝 호투를 기대했지만, 백승건은 시작부터 꼬였다. 1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에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기분 나쁜 출발이었다. 2년 차 신예는 긴장했는지, 이후에도 애런 알테어에 2루타를 맞고, 볼넷을 연거푸 허용했다. 하지만 강진성과 노진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1점으로 막았다. 피홈런 외에는 위기를 잘 막았다.
SK타선은 2회말 2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SK 상대로 2경기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한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에게 하위타순이 찬스를 만들었다. 1사 후 7번타자 이홍구의 안타와 김창평의 볼넷으로 1, 2루가 됐다. 비록 김성현이 뜬공 아웃되긴 했지만, 1번타자 정진기와 2번타자 오준혁의 연속안타로 2점을 뽑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3번타자로 출전한 제이미 로맥이 중견수 뜬공에 그치며,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그리고 백승건은 3회 무너졌다. 2사 후 강진성에 좌월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2-4로 리드를 NC가 되찾아갔고, SK는 경기 흐름마저 넘겨줬다.
SK 타선은 좀처럼 찬스를 잡지 못하며 추격할 힘을 잃어버렸다. 반면 NC타선은 5회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묶어 3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6회 알테어의 투런포-나성범의 솔로포 등 백투백 홈런이 터지면서 다시 3점을 달아났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10-2가 됐다. 7회초에도 1점을 추가했다.
연패 기간 중에 SK 타선은 차갑게 식어있는 중이다. SK마운드는 기복이 심한 모습이다. 특히 타선은 이 경기 전까지 3경기 연속, 2점 이하에 그쳤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3번으로 나서던 최정을 5번으로 돌리고, 가장 타격감이 좋은 한동민을 4번으로 배치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9회말 최정의 적시타가 터진 게 위안이긴 했지만, 승패를 바꾸기에는 늦은감이 있었다.

시즌 전 예상은 SK가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에이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세인트루이스 카디날스행)과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하는 등의 변수가 있었지만, 지난해 줄곧 정규시즌 선두권을 달렸던 팀이고, 팀 타선은 건재했다. 지난 시즌 구축한 필승조도 그대로였다. 외국인 투수들만 잘 던져주면, 상위권 전력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안방마님 이재원의 부상을 시작으로, 부상선수들이 속출하면서 계산이 서지 않는 전력이 됐다. 분위기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필요하지만, 주축 타자 최정의 부진 등 타선은 살아나지 않고, 불펜까지 붕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날개를 잃어버린 비룡과 같다. 이제 지는 게 익숙해지는 듯한 비룡군단이다.
경기 전 이제 10경기 했다. 아직까지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말한 염경엽 SK 감독을 무색하게 만든 9연패였다. 이날 패배로 SK는 김용희 감독 시절인 2016년 9월10일 대전 한화전부터 9월23일 kt위즈전까지 당한 9연패 이후 4년 만에 다시 9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구단 최다연패는 SK 창단 첫 해인 2000년 6월22일 인천 롯데전부터 7월5일 사직 롯데전까지 당한 11연패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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