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로나19 `조기 석방` 노려 컵·마스크 돌려쓴 美 재소자들 결국…
입력 2020-05-16 11:00  | 수정 2020-05-17 11:07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교도소에서 죄수들이 코로나19에 걸리기 위해 컵과 마스크를 서로 돌려쓰다가 교정당국에 적발됐다.
조기 석방을 노리고 이런 일을 벌였다고 하는데, 이들은 바라던 대로 감염은 됐지만, 석방은 커녕 수감 기간이 늘어날 처지에 놓이게 됐다.
LA카운티셰리프국은 1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캐스테익에 있는 구치소 재소자들이 자의적으로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의 엽기 행각은 구치소 내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영상을 보면, 교도소 내 공용 휴식 공간에 모여있는 재소자들 중 한 명이 벽으로 다가가 컵에 뜨거운 물을 받아 마시고, 마시던 컵을 다른 재소자에게 건넨다. 발열 체크 전 체온을 올리겠다며 뜨거운 물을 들이켰다.
마스크에 일부러 기침을 하더니, 바로 옆 사람에게 주는 또 다른 재소자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마스크를 받은 재소자는 마스크를 코에 비비고, 또 다시 옆 사람에게 전달한다.
며칠 뒤 이 교도소 죄수 50여명 중 최소 21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어 당황하던 교정당국은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문제의 장면을 적발했다.
교정당국은 재소자들이 감염되면 조기석방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고 '목숨 건 사투'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LA카운티가 지난 2월부터 집단감염을 막으려고 일부 수감자를 조기 석방한 바 있다.
알렉스 빌라누에바 LA카운티셰리프국장은 "재소자들이 원하는 조기 석방 및 가택 연금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며, 그들은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며, 조기 석방 가능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그러면서 "고의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재소자들은 사회적 규범을 어기고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수감자와 구치소 내 직원들의 안전을 위협했다"며 "그들이 철장 안의 감옥 생활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교도소 내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남은 형량이 한 달 미만이거나 혐의 내용이 가벼운 죄수 1만6000여명을 조기 석방했다.
이 교도소 역시 수감자 6000명이 감소했고, 이번에 확진된 수감자들은 이로 인해 생긴 여유 공간에 격리조치 됐다. 경찰은 고의로 감염 행위를 한 죄수들을 추가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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