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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0조 눈앞…카카오, 제조업 대표株 현대차 넘을까
입력 2020-05-15 17:14  | 수정 2020-05-15 20:34
카카오가 시가총액 2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으면서 카카오 주가는 이달 들어 급등해 현대자동차와 시총 9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시총 19조2859억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상장사 시총 10위를 기록한 뒤 줄곧 주가가 상승해 현대차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날 현대차 시총은 19조721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수출이 막히면서 최근 시총 순위가 9위까지 떨어졌다. 지난 1월만 해도 현대차 시총은 25조2128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중 5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였다.
카카오와 현대차 시총의 엇갈린 행보는 우선 실적 영향이 크다. 연결기준으로 카카오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4.01% 성장해 3조807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06% 늘어 415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반면 현대차 실적은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올해 매출은 103조395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22%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보다 3.70% 줄어든 3조4722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실적 전망이 나쁜 기업들은 투자심리가 급속히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예상 실적을 근거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카카오는 이날 기준으로 61.95배에 달했다. 반면 현대차는 같은 기간 9.39배에 그친다. PER는 특정 종목 주가가 주당 수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PER가 높을수록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로 선물을 보내고, 쇼핑하고, 결제하고, 웹툰과 동영상을 즐겨 보던 소비자 패턴은 코로나19가 완화되더라도 지속될 것"이라며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를 둘러싼 주요 사업이 다시 날개를 달고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와 현대차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무형자산 비중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언택트 생활이 일상화되면 근로자가 특정 장소에 모여 근무하기 위해 필요한 유형자산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무형자산은 근로자가 비대면 근무를 하더라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으로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차 자산 대비 무형자산 비중은 2.71%에 그친다.
반면 카카오는 자산 중 40.61%를 무형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어 언택트 시대에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형자산에 투자하면서 유형자산 비중이 낮으면 기업들이 경영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1년 대비 2018년 미국 기업들의 시총 증가율을 계산해 본 결과 유형자산에 대한 투자가 많은 곳들은 시총이 더디게 늘었다"면서 "반면 넷플릭스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산업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플랫폼 기반 기업들은 시총이 빠르게 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무형자산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적극적인 M&A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힐 수 있다. 이는 설사 투자가 실패해도 위험을 밖으로 돌릴 수 있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반면 과거처럼 수직계열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제조업 기업들은 투자 위험을 모두 스스로 견뎌야 해 성장이 더딜 수 있다. 정 센터장은 "지금처럼 글로벌 투자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는 플랫폼 기업들이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카카오 주가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시각도 있다. 자산 규모로 봤을 때 카카오와 현대차는 '다윗'과 '골리앗' 수준으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말 현대차는 자산 194조5122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 중 유형자산이 16.88%를 차지해 32조831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2014년 한국전력에서 매입한 삼성동 용지는 당시 매입 가격만 10조5500억원에 달했다. 그동안 땅값이 올랐다는 걸 감안하면 삼성동 용지 가치만 현대차 시총의 60~70%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 가치가 8조7373억원에 그친다. 자산으로 비교하면 카카오는 현대차 4% 수준에 그친다. 이를 반영해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현대차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3배에 그친다. 반면 카카오 PBR는 3.46배에 달해 대조를 이뤘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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