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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부심인가? 무능한 심판이 자초한 불신의 시대
입력 2020-05-15 10:57  | 수정 2020-05-15 11:26
롯데와 두산의 사직 3연전 마지막 날, 심판의 자질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노바운드? 오케이!”
14일 KBO리그 사직 두산-롯데전을 시청하던 야구팬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주심이 포수와 대화 후 삼진 아웃 판정을 내렸다. TV 중계진도 물어볼 사람이 따로 있지 않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하루가 지났지만 들끓은 여론은 식지 않았다. 오심 논란은 오늘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래된 친구 같은 존재다. 그렇지만 ‘도를 넘어섰다. 일관성이 없는 스트라이크존으로 심판조가 퓨처스리그로 강등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다.
‘불신의 시대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던 감독은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다가 벤치를 떠나야 했다. 판독 결과 어필 시 자동 퇴장이다.
문제가 된 상황은 2회초 무사 2루에서 최주환의 삼진 아웃이었다. 볼카운트 1B 2S에서 최주환은 박세웅의 변화구에 배트를 힘껏 돌렸다. 주심은 헛스윙 삼진이라고 판정했다. 최주환은 억울하다는 표정이었다.
공은 한 차례 튕긴 후 포수 정보근의 미트에 들어갔다. 최주환의 배트에 공이 닿았는지가 포인트였다. 공식 기록지에도 최주환의 파울과 스윙 관련 판독 문의라고 표시됐다. 눈으로는 판단하기 힘들었다. 공의 굴절이 확연히 눈에 띄지도 않았다. 다만 TV 중계화면에는 ‘소리가 들렸다. 김 감독도 방망이에 스쳤잖아. 우린 다 들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지만 ‘시각에 의존하는 판독은 한계가 있다. 원심을 뒤집을 만한 증거가 부족했다.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만큼 원심을 유지했다.

비디오판독은 명백한 오심을 없애기 위한 ‘보조 장치다. 그렇지만 오심을 100% 없앨 수 없다. 제한된 환경도 한 요소다. 현장에 있는 심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불신의 시대를 만드는 것도 심판의 ‘최초 판정이다.
여기까진 일상 있었던 일이다. 과거에도 비디오판독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한 감독이 퇴장하기도 했다. ‘비디오판독 불가라는 단어가 기록지에 적혀있기도 했다.
문제가 된 건 심판의 태도다. 오훈규 주심은 최주환의 삼진 아웃 판정을 결정하기 전에 타임”을 외치더니 정보근과 대화를 나눴다.
공이 배트에 맞았다고 판단한 오 주심은 정보근에게 바운드 여부를 물었다. 정보근은 노바운드다. 바로 공을 잡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선수의 ‘거짓말 논란은 의미가 없다. ‘뻔뻔하게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오 주심은 정보근의 노바운드 주장에 확신한 듯 오케이”라고 말하며 오른손을 들었다.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심판이 판정의 근거를 선수에게 묻는 '매우 부적절한' 풍경이었다. 마치 정보근이 ‘부심 같았다. 그렇다고 공정하게 최주환에겐 묻지도 않았다.
이젠 심판도 마이크를 차는 시대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야구팬에게 전달됐다. 당혹스러운 건 심판이 아니라 야구팬이었다. 이번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늘 그랬을 것이다.
심판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때론 실수하는 인간이다. 전 세계 어디서나 그렇다. 그렇지만 오판하지 않도록 더욱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심판은 권위를 강조하지만,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 KBO리그의 상품 가치도 떨어트린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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