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단순 비교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한국을 능가했다는 프레임을 계속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오늘(12일)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의 50개 주의 검사 실적을 비교한 도표까지 들고나왔습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마침내 미국이 검사 면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한국이 검사 면에서 '황금 기준'(gold standard)으로 꼽혀왔지만, 미국이 50개 모든 주(州)에서 인구당 한국보다 높은 비율로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나라의 주 하나가 한국 전체보다 인구당 더 높은 비율로 검사를 하고 있다"며 "이는 상당히 대단한 일이라고 말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매커내니 대변인이 이날 제시한 도표에는 막대그래프 형태로 한국과 미국 내 50개 주별로 검사 실적이 비교됐습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이 그래프를 재차 거론하며 "작은 빨간색 막대기가 한국의 인구당 검사를 보여주는 것이고 그 외 다른 막대기들은 미국 주의 검사 수치를 보여주는 것인데 모든 곳에서 한국이 한 것을 능가한다"고 거듭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주가 현시점에서 한국보다 사정이 좋다"고 '선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습니다.
WP는 "매커내니의 '선언'은 인구당 검사에 한해서는 맞지만, 사망자 문제와 관련해선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국은 사망자 수가 300명 미만이지만 29개 미국 주의 경우 5월 11일 현재 사망자 수가 이를 넘어선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검사가 인구당 비율에서도 한국 등을 앞지르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러나 WP는 이는 사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기사를 전날 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즉각 검사를 시작해 확산세가 잦아들고 있지만, 미국은 대응이 늦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만큼 현재 시점에서 검사량 차이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정부 대응력을 평가하는데 적절치 않다는 것입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3월 미국의 검사 규모가 한국에 턱없이 모자른다는 내용의 WP 기사와 전날 기사를 잇따라 거론, "한국 수준에 도달하라고 요구해놓고 우리가 도달하니 자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이어 "미국의 혁신이 최상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점이며 축하할 일"이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 앞서 열린 상원 코로나19 대응 청문회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적 방역 모범사례로 꼽히는 한국보다 검사를 많이 했다고 '자화자찬'해온 대목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한미 양국의 검사 규모가 단순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셈입니다.
한편 매커내니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혼자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등장한 데 대해 지적을 받자 "내가 마스크를 쓰고 있거나 얼굴을 가린다면 여러분은 듣기가 힘들 것"이라며 "나는 미국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브리핑룸 내 다른 사람들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날과 이날 잇따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