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노사관계 진단] 노조가 달라졌다 "투쟁보다 실리를"
입력 2009-03-09 05:43  | 수정 2009-03-09 08:09
【 앵커멘트 】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노사관계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로 인한 고통 분담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립 위주의 한국의 노사관계도 상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황주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코오롱 구미공장의 노조위원장은 얼마 전 일본 니가타현에 있는 한 원단업체를 방문했습니다.

극심한 장기불황이 이어지자, 노조위원장이 직접 해외 거래선 개척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입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올해 임금 협상을 무교섭으로 회사에 위임하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회사는 3년간 고용 보장과 임원 연봉 반납, 거기에 값싼 해외 인력 채용 계획까지 국내 인력 충원으로 돌리며 노조의 결단에 화답했습니다.


▶ 인터뷰 : 오종쇄 /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우리 회사가 정말 어려움이 닥쳤을 때 고용에 대한 얘기를 하면 그때는 늦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대책을 세워야 된다 이런 거였고요, 다행히 회사 경영진 쪽에서도 인정해서 중국으로 갈려고 했던 해양 플랜트 물량도 우리가 하기로 하고. 해양 플랜트 물량은 한번 나가면 2~3년 걸리는 물량이거든요. 우리 해양 쪽에서 건설하기로 하고…."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노조도, 회사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노조는 투쟁 대신 협력하는 자세를, 회사는 감원을 자제하고 고용 안정에 주력하는 모습이 기업 현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황주윤 / 기자
- "지난해부터 하락기에 접어든 울산지역 석유화학 업계도 현대중공업 노조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대기업 노조다 보니 강성으로 포진된 금속 노조도 술렁이고 있습니다."

GM대우는 최근 조합원 단체협상에서 금속노조의 참여를 배제했고, 서울메트로, 동성화학, 인천항만공사 등도 임금협상 무교섭을 선언했습니다.

전국 100인 이상 사업장 6천7백여 곳의 임금인상률은 2.2%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지만, 노사화합을 선언한 사업장은 두 배나 늘어나, 노사 관계에 부는 순풍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남용우 /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대책본부장
- "기존의 노사관계가 이미 있는 것을 나누는 쪽에 무게를 두는 분배 중심의 노사관계라고 한다면 (이제는) 나눠먹을 것, 파이를 키우는 생산적 합리적 노사관계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와 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대립 중심의 노사 관계가 한 층 성숙된 관계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mbn뉴스 황주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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