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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홈런 증가? 공인구 반발력 조정인가·타격 기술의 향상인가
입력 2020-05-12 06:54  | 수정 2020-05-12 07:30
홈런 3개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 롯데는 9개의 홈런으로 NC다이노스와 함께 팀홈런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뒤늦게 개막한 2020 프로야구가 1주일 일정을 마쳤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가장 특징은 초반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공인구 반발계수가 다시 조정된 게 아니냐는 얘기, 또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
KBO리그 10개 구단들은 3연전을 두 차례 치렀다. 주말 3연전의 경우 우천 취소 경기가 나와 11일 현재 57경기를 치렀다. 57경기에서 61개의 홈런이 나왔다. 특히 주말 3연전의 마지막날인 10일 경기에서는 17개의 홈런이 나왔다. 잠실에서 열린 kt위즈-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무려 6개, 창원 LG트윈스-NC다이노스전은 5개의 홈런이 터졌다.
공인구 반발계수가 낮아진 첫 해였던 지난 시즌 초반 30경기 기준으로는 59개의 아치가 그려졌다. 지난 시즌에 비해 경기당 홈런은 1.97개에서 2.26개로 늘었다.
하지만 홈런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타격 지표가 상승했다. 지난 시즌 30경기 기준 전체 타율은 0.254였는데, 올해 27경기 기준은 타율 0.272다. 공인구가 바뀌기 전인 2018시즌 초반 30경기 타율은 0.267이었다.
이에 공인구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간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커지고 있다. 다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일 공인구 1차 수시검사 결과에서 모든 샘플이 합격 기준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KBO리그 공인구는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스포츠용품시험소에 의뢰해 진행한다. 지난해 10월말 발표한 공인구 3차 수시 검사 결과에서는 샘플들의 반발계수가 평균 0.4105로 나왔다. 올해 발표된 평균은 0.4141.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다. 공인구 반발계수 합격기준은 0.4034~0.4234이다.
반발력이 그대로인데, 타격 지표가 상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시즌 극초반이라 명확한 답을 내리긴 힘들다. 다만 지난 시즌 공인구 변화에 고개를 숙였던 타자들이 겨울 동안 절치부심(切齒腐心)한 결과라는 시선이 강하다. 2018시즌까지 홈런공장이라고 불리다 지난 시즌 홈런이 감소했던 SK와이번스 타자들은 비시즌부터 스프링캠프 기간 중 정타와 맞는 포인트를 앞에 두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비단 SK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타자들 대부분이 비슷하게 강조하는 부분이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공인구 변화와 타고투저, 투고타저의 관계는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야구의 흐름은 보통 타격이 발전하는 방향이다. 지난 시즌에는 타자들의 준비가 덜 됐던 측면이 있었다. 반면 올해 타자들은 많은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연기된 게 투수들 컨디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특히 뒤늦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들은 2주간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는 등 컨디션을 관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외국인 투수들은 보통 각 구단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다만 시즌 전 현장 지도자들 다수는 시즌 연기가 투수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어쨌든 1주일 간의 경기를 통해 전반적인 시즌을 점치긴 힘든 노릇이다. 날씨가 더 더워지면, 투수들이 힘을 낼 수 있다. 빡빡한 일정 속에 타자들의 컨디션이 하락할 수도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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