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코로나에 저유가로 돈가뭄…사우디, 부가세 5%→15%로 3배 인상
입력 2020-05-11 15:03  | 수정 2020-05-18 15:07

사우디아라비아가 부가가치세를 3배 인상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저유가 사태가 겹치면서 악화된 재정을 메꾸려는 조치지만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11일 블룸버그통신 CNBC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 정부는 7월 1일부로 부가가치세를 현재 5%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매달 지급하던 공무원 생활보조금도 6월 1일부로 중단된다. 모하메드 알 자디안 재무장관은 "이번 조치는 (국민에게) 고통스럽겠지만 재정과 경제의 중장기적 안정성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치로 1000억리얄(약 33조4700억원)가량의 재정 보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1분기 90억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냈다. 국가 재정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석유산업이 코로나로 인한 수요 급감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원유 수출로 인한 매출은 340억달러로 줄어들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정부는 2018년 1월 부가가치세를 처음 도입했다. 정부가 무세금 정책을 폐기하고 물가가 오르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사우디 국민의 불만이 들끓었다. 그러자 사우디 정부는 곧바로 대대적인 복지 대책을 발표했다. 모든 공무원에 '생활보조금' 명목으로 월 1000리얄(약 33만원)을 지급하고, 은퇴자 및 사회보장수급자에게 월 500리얄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등 내용이었다. 사우디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공무원이다. 정부가 이번에 증세와 함께 보조금 중단을 단행함에 따라 국민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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