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작 이러지"…`집합금지` 명령에 궂은비 더해져 서울시내 클럽 한산
입력 2020-05-10 11:54  | 수정 2020-05-17 12:07

지난 9일 밤 10시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대클럽거리. 근방에 유명 클럽 10여곳이 몰려 있어 평소라면 인파로 가득할 거리는 비교적 한산했다. '빈차' 신호를 켠 택시 십여 대가 도로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정작 택시가 필요한 고객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서울시가 클럽과 감성주점 등 관내 모든 유흥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최대 유흥가 중 한 곳인 이곳에도 여파가 미친 모습이었다.
이날 이태원은 물론 홍대, 강남 등 번화가에 자리잡은 클럽들은 모두 급하게 문들 ?으며 방역활동에 뒤늦게 동참했다. 10일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47명(오전 12시 기준)으로 집계된 것을 감안하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집합금지 명령 제1순위 대상이었던 클럽들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문을 닫았다. 당초 홍대, 강남에 있는 일부 대형클럽에서 클럽 운영 정보를 알리는 앱 등에 9일 스케줄을 올리며 이날 영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의 발표에 따라 급하게 휴업에 들어갔다. 유흥업소가 시의 집합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영업을 할 경우 업주와 방문자는 고발조치 된다. 시는 또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하고 영업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구상권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클럽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풍선효과' 격으로 대신 인파가 몰렸던 '헌팅포차'와 '감성주점'도 이날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한산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새벽까지 운영하는 대형 점포는 테이블이 대부분 비어 자정 무렵에는 손님이 5명을 넘지 않았다. 또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확진자가 지난 황금연휴 동안 방문했다고 알려진 서대문구 신촌 일대는 감성주점은 물론 다수의 일반음식점도 평소라면 한창 영업 중이었을 밤 10시~11시 사이에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한 업소 관계자는 "신촌 일대에 매장이 8개 있는데 이 중 대학생들이 자주 방문하는 6곳은 아예 닫았다"면서도 "지역 주민과 단골손님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매장 두 곳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명 클럽 인근에 밀접한 일부 주점들은 일반음식점 자격으로 영업을 강행하며 호객행위에 나서는 등 아직도 부주의한 모습을 보였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감성 주점과 헌팅 포차 등은 서울시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방역에 빈틈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홍대 클럽과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이 밀집해있는 마포구 잔다리로에 있는 주점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 수십명이 길게 줄을 선 채 대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한 감성주점을 찾은 윤나리씨(가명·23)는 "클럽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불안한 마음은 있지만 친구들과 모이기 위해 나왔다"며 "어쨌든 가게가 열었고 합석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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