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태원 감염 우려에도 강남 술집 사람들로 '북적'
입력 2020-05-10 10:16  | 수정 2020-05-17 11:05

서울시가 유흥업소들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무기한 영업 중지 명령을 내린 9일 저녁 이태원 거리는 토요일인데도 적막한 분위기였습니다.

반면 강남역 인근 술집들은 대기 줄이 늘어설 정도로 붐볐습니다.

서울시는 9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어 클럽·감성주점·콜라텍·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별도 명령이 있을 때까지 해당 방침을 유지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이 같은 조처는 이태원 클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빚어진 데 따른 것입니다.

방역 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주시하는 지역인 만큼 이태원의 밤거리는 한산했습니다.

클럽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는 대신에 '임시 휴업'이라고 쓰인 안내문만 붙어 있었습니다.

이태원을 찾는 발길이 끊기면서 클럽과 주점뿐만 아니라 일반 식당들도 곳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철퇴를 맞은 클럽의 상황은 강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토요일 밤이면 도로를 따라 입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던 강남구 신사동의 한 클럽 앞은 조명이 모두 꺼져 캄캄했고, 감성주점들도 문을 닫았습니다.

클럽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 이후 급하게 회의를 해 영업을 중단하고 안내문을 붙였다"면서 "이번에는 언제까지 영업 중단을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반 술집과 '실내포차' 등이 밀집한 강남역 인근 유흥가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습니다.

강남 대형 클럽과 라운지는 휴업에 들어섰지만, 유흥업소가 아닌 일반음식점 등으로 등록된 술집들은 여전히 성업 중이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실내포차' 업소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습니다.

손님으로 가득 찬 내부를 들여다보니 테이블은 간격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테이블 사이를 오가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대기 줄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던 시민들도 가게 안에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술집을 찾은 한 남성은 "원래는 클럽에 가려고 했는데 문을 닫아 그냥 술집으로 왔다"면서 "이태원에서 확진자가 몇 명 나왔다는 건 들었지만 강남에서 나온 것은 아니어서 크게 걱정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달 8일 강남 대형 유흥업소에서 방문자와 종업원 등이 잇따라 확진되면서 시내 유흥업소 2천146곳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9일 두 번째로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