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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株 사자" 동학개미 이어 외국인 가세…코스닥 연중최고 눈앞
입력 2020-05-08 17:37  | 수정 2020-05-08 19:59
똑같이 3월 폭락했지만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지수가 조용히 뻗어 가며 올해 전고점 '터치'를 앞두고 있다.
8일 코스닥 지수는 682.30으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2.11% 상승했다. 2월 17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인 692.59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는 같은 날 코스피 상승률(0.89%)보다 높다. 이날 코스피는 1945.82로 장을 마무리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이 먼저 충격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코스닥이 매를 먼저 맞았다. 코스닥 지수는 3월 19일 428.35까지 떨어지면서 고점(692.59)을 찍은 지 한 달이 채 안 된 기간에 38.2%나 폭락했다. 코스피 역시 코스닥이 무너진 지 나흘 뒤인 3월 23일 1482.46까지 수직낙하하면서 1월 22일 기록했던 연중 고점 2267.25에서 34.6% 하락했다. 다만 낙폭으로만 보면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그러나 대형주가 많아 몸집이 무거운 코스피가 금융충격에 이어 실물충격을 받으며 헤맬 때 코스닥은 가벼운 몸집으로 훨씬 더 빠르게 일어났다는 평가다. 제조업에 기반을 둔 코스피의 '무거운' 주식은 대외 충격이 왔을 때 대표주인 만큼 추락 속도도 빨랐는데 이후 실물충격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1분기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저점 대비 회복은 했으나 속도가 더뎠다. 1월 연중 고점과 비교하면 8일 코스피는 아직도 15% 이상 지수가 낮게 형성돼 있는 상태다. 반면 코스닥은 고점에 거의 근접했다. 8일 종가 기준으로 연중 고점과 10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코스닥시장을 구성하는 종목 특성도 한몫했다. 코스닥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일종의 '수혜주'라고 불리는 정보통신(IT)·제약·바이오 종목이 유독 많은 편이다. 특히 IT 업종에 속한 기업은 전체 시장에서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감염병 국면에서 '언택트' 주가 선전했던 만큼 코스닥 주식도 실적 추락을 상대적으로 덜 겪으면서 반등했고 이것이 코스닥시장 전체를 빠르게 일으키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감염병 관련 진단키트나 치료제 임상 등 호재가 있는 제약·바이오 종목이 코스닥에 상당수 상장돼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달 들어 8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는 팔았지만, 코스닥에서는 177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5월 들어 4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가라앉은 증시의 본격적인 회복 시점을 외국인이 돌아오는 시점으로 보는 의견이 많은 만큼 코스닥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는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탄력도가 떨어지는 반면, 코스닥은 상승 탄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코스닥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대표적인 디지털 분야가 적극적으로 육성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코스닥의 전망을 일단 밝게 하는 요인이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 "시장 전반적으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판 뉴딜' 정책 발표는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코스닥에서 먼저 나타난 것이다.
[박인혜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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