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단독] 3700가구 재건축 `성산시영` 재건축 첫발 뗐다
입력 2020-05-08 16:49  | 수정 2020-05-08 16:52
마포 성산시영아파트

강북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가는 첫 관문인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최종 통과하면서 재건축 추진이 확정됐다. 성산시영은 지난 2018년 안전진단 제도가 강화(구조부문 가중치 증가,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도입 등)된 이후 지난해 방배삼호 재건축(신탁 방식)에 이어 서울 내 대단지로선 두번째로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된 사례다. 올상반기 중 목동신시가지 단지들과 불광미성아파트 등도 적정성 검토 결과가 줄줄이 나올 예정이라 정부가 비강남 지역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줄 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성산시영은 이날 안전진단의 마지막 단계인 건설기술연구원의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됐다. 성산시영 재건축 예비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만큼 현재 55% 수준인 소유자 동의율을 1년 안에 80%까지 높이면서 정비계획 수립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A~C등급은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은 재건축 확정 판정으로 분류된다. 성산시영은 앞서 올초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공공기관(건설기술연구원)의 적정성 검토를 약 4개월간 받았다. 적정성 검토에서도 등급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된 것이다.
지난 1986년 지어진 성산시영은 올해로 준공 35년 차를 맞았다. 3710가구 가구 규모로 강북권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월드컵공원과 한강이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뛰어난 입지 조건을 갖췄다. 지하철 6호선 마포구청역·월드컵경기장역·디지털미디어시티역 등이 모두 도보 10분 이내 거리에 있다.

이 단지는 재건축 추진 가능 연한(30년)을 맞은 지난 2016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2018년엔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했으나 국토부가 갑자기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이후 주민들은 예비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무보수로 일하는 등 재건축 추진 희망을 되살리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지난해 5월 다시 안전진단 예치금을 납부한지 약 1년여 만에 합격 통지서(재건축 확정)를 받게 됐다.
안전진단 통과로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등 수많은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등 재건축 관련 규제도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다.
다만 강남의 경우 재건축 추진이 주변 시세 상승을 이끈다는 우려 때문에 정부 견제가 심한 반면 비강남 지역의 경우 시세가 비교적 낮고 실거주자 주거 환경을 정비한다는 측면에서 인허가 절차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은평구 불광미성아파트와 양천구 목동6단지아파트 등도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 통과한 바 있다. 이들 단지 역시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최종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강남북 균형발전과 주거 정비 차원에서 강북의 경우 정부가 규제 고삐를 조금 풀어주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목동 대단지들까지 줄줄이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다면 정부가 비강남 지역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확실한 신호탄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안전진단 결과는 성산시영과 인근 단지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조정 분위기에서도 성산시영은 재건축 기대감으로 시세가 계속 상승 중이다. 성산시영 인근 공인중개사는 "지난해만 해도 전용 59㎡ 매물이 7억원대였는데 최근 같은면적 매물 호가가 9억원 후반대로 나오고 있다"며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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