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거대여당' 맞설 주호영, 지도체제 결정·원내협상 과제 산적
입력 2020-05-08 15:34  | 수정 2020-05-15 16:05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참패 이후 약 3주 만에 당 정비를 위한 기본 진용을 갖췄습니다.

통합당은 오늘(8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총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을 선출했습니다. 당 수습을 위한 새 지도체제 구성의 첫발을 디딘 셈입니다.

신임 원내지도부는 향후 지도체제를 둘러싼 논란을 정리해 당을 다시 세우는 방안을 찾는 동시에 '슈퍼 여당'에 맞서 원내 협상을 해야 하는 난제를 짊어지게 됐습니다.

이들의 첫 당면과제는 총선 참패 이후 지도부 공백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흐트러진 당의 대오를 정비하는 것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 선거 직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여부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만큼 신속하게 총의를 모아 추가 혼선 없이 당의 진로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합동토론회에서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파악한 여론은 기간을 조금 주고 비대위로 가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당선인 총회에서 의사결정을 한 뒤 김 내정자와 양자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김종인 비대위'로 방향을 정하고 당선인들을 설득하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다만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할 당권 주자나 계파가 부재한 상황에서 비대위로의 전환 여부, 비대위 임기 등을 놓고 여전히 백가쟁명식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 뜻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4개월짜리 비대위'는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힌 상황이어서 임기 문제 정리를 위한 당헌 개정과 김 내정자에 대한 설득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됩니다.

이 과정에서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주 원내대표의 의중과 달리 당의 총의가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로 모일 경우에도 '때 이른' 권력 다툼 속에서 당을 추슬러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됩니다.

지도부 공백으로 총선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이뤄지지 못한 패인 분석도 이른 시일 내에 완결지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최근 치러진 4번의 선거에서 연거푸 패한 원인을 찾고, 이후에는 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쇄신이 필요하다는 당내외 요구는 이미 거셉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패배 의식의 극복"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실패한 조직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조직, 정책, 인물 발굴, 선거 준비, 홍보, 당원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기본부터 차례대로 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며 '기초부터' 다지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177석의 더불어민주당과 벌여야 하는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도 주 원내대표가 넘어야 할 관문입니다.

상임위원장 수는 의석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별다른 협상이 필요 없지만, 법제사법위원장이나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핵심 상임위를 얼마만큼 지켜내느냐가 핵심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통상 야당이 위원장을 맡는 법사위의 권한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이를 저지하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따라 당장 오는 7월로 다가온 공수처 설치와 공수처장 임명을 놓고도 여당과 맞서야 합니다. 절대적인 수적 열세 상황에서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주 원내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원내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바른정당 원내대표 등 상대 당과의 협상에 많은 경험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는 '슈퍼 여당'을 상대하는 원내 전략에 대해 "저쪽(민주당)이 숫자로 밀고 들어오면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도 "마지막 보루는 국민 여론의 힘입니다. 우리가 대안을 철저히, 사실관계와 논리에 근거해 준비하고 그것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우리 대안이 맞는다는 것으로 협상을 이끄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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