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법제개선위 "아버지 성(姓) 따르는 민법 조항 폐지하라…부모가 협의해야"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위원장 윤진수)가 "아버지 성을 따르도록 한 민법의 부성(父姓)우선주의 조항을 폐지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8일 법제개선위는 "지난달 24일 여성·아동 권익을 향상하고, 포용적 가족문화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개선안 3개를 논의해 법무부에 민법·가족관계등록법 개정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권고안에는 △부성우선주의 폐지 △아동 징계권 삭제 △출생통보제 도입 등이 담겼다.
법제개선위는 민법 781조에 명시된 부성우선주의를 폐지하고, 자녀 성·본을 정할 때는 부모가 협의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양성평등이 정착되고 있는데도 민법이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아동 체벌금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민법 915조(징계권)도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민법에 기재된 '필요한 징계'라는 표현을 '필요한 훈육'으로 바꾸고, 체벌 금지 규정을 신설하도록 했다.
가족관계등록법 개정도 필요하다는 것이 법제개선위 입장이다. 법제개선위는 "의료기관에서 모든 아이를 국가기관에 통보하는 출생통보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유기·학대당하는 아동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징계권 삭제와 출생통보제 도입은 지난해 5월 정부가 발표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에도 담겼던 내용이기 때문에 권고안을 토대로 포용적 가족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부성우선주의 폐지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한 만큼, 관계기관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