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産銀 지원 없었다면…가슴 쓸어내린 한일홀딩스
입력 2020-05-08 11:20 

[본 기사는 05월 07일(14:5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한일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등을 지배하고 있는 한일홀딩스가 회사채 발행을 무사히 성사시켰다.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위축됐으나, 한국산업은행의 지원에 힘입어 모집액 이상의 주문을 이끌어 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일홀딩스(신용등급 A+)는 전일 3년물 1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51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채권형펀드 편입을 위해 청약에 대거 뛰어들었다.
가산금리는 A급 3년물 회사채 개별 민평에 0.64%포인트(모집액 기준)로 책정될 전망이다. 500억원 가량의 주문은 민평 대비 0.65~0.70%포인트 높은 수준의 금리를 희망했다. 현재 한일시멘트는 증액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최대 1500억원까지 발행할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산업은행, NH투자증권이 발행 실무를 맡았다.
한국산업은행이 주간사단으로 합류해 힘을 보탠 게 결정적이었다. 산업은행은 모집액의 40%(400억원)을 책임지며 두 IB와 함께 대표 주간사로 참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롯데칠성과 오리온, 풍산 등의 인수단으로 참여해 일부 물량을 받아갔지만, 산업은행이 주간사단에 합류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A급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심리가 저조한 걸 감안해, 산업은행이 주간사 자리를 자처한 것이다.

산업은행이 회사채 주간사단으로 합류한 것은 지난해 (주)한양이 마지막이었다. 그동안 한화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 BBB급 기업 회사채 위주로 주간사를 맡아왔다.
시장 관계자는 "A급에 대한 시장 심리가 부정적이어서 발행사와 주간사단 모두 걱정이 적지 않았다"며 "산업은행 지원과 자산운용사 청약에 힘입어 모집액 이상의 수요를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홀딩스는 한일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한일산업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다. 지난 2018년 옛 한일시멘트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지주사로 전환됐다. 기초 건설자재 부문 비중이 절대적이며 무역·유통(한일건재 및 한일인터내셔널), 컨택센터(한일네트웍스), 놀이공원(서울랜드) 등의 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1조6518억원, 영업이익은 836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109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8%, 51%씩 상승했으며 EBITDA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일홀딩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통한 사업안정성, 업계 선두권 점유율 등을 고려해 A급으로 평가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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