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핀란드 사회보험관리공단 "월 74만원 기본소득, 고용 효과보다 행복 효과 더 커"
입력 2020-05-07 15:28  | 수정 2020-05-08 16:07

핀란드 정부가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한 결과 취업 일수를 늘리는 효과도 있었지만 이보다는 행복 수준이 높아지는 효과가 더 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핀란드의 실험은 코로나바이러스19판데믹(COVID-19 전세계 대유행) 속에 한국과 미국 등 각 국이 재난 지원금 형태로 일시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과 사정이 다르다.
6일(현지시간) 핀란드 사회보험관리공단인 켈라(KELA)는 '기본 소득 실험'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본 소득을 복지·고용 효과로 나눠볼 때, 복지 효과가 고용 효과보다 상대적으로 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핀란드 정부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에 걸쳐 실험 지급한 기본 소득 효과를 알아 보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는 기본 소득을 지급한 2년 가운데서도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년간의 시간을 선정한 후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을 나누어 진행됐다. 실험 집단은 지난 2016년 11월부터 실업수당을 받은 만 25∼58세 실업자 중 정부로부터 매달 560 유로(약 74만원) 기본소득을 지급받은 2000명이다. 이들은 무작위로 선정돼 기본소득을 지급받았다. 실업 수당과 달리, 취업을 해도 기본소득은 계속 지급받는다. 통제집단은 같은 연령대로 같은 기간 실업수당만 받은 실업자 17만 3000명으로 구성됐다. 핀란드 정부가 이번 실험에 들인 돈은 2000만 유로(약 265억원)다.
1년 간의 취업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본 소득을 받은 실험 집단의 평균 취업 일수는 78일로 통제 집단(72일)보다 6일 많았다. 삶에 대한 만족감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한 결과 실험 집단의 만족도는 7.3점으로 통제 집단(6.8점)보다 0.5점 높았다. 삶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해 실험 집단은 특히 우울감이 줄어들고 사회적 신뢰감이 높아졌다고 답했다.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관점의 차이이지만 켈라는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고용 효과에 비해 삶에 대한 만족도 등 복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해 핀란드 VATT 경제 연구소는 "기본 소득은 큰 당근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모든 시민을 위한 보편적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데 따르는 비용을 감안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핀란드의 실험은 코로나판데믹이라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아 대규모 실직·파산 사태가 벌어지는 현재의 상황과는 다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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