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점은행 제도 변경 안 알려 큰 혼란
입력 2009-03-05 17:21  | 수정 2009-03-05 18:25
【 앵커멘트 】
만학의 꿈으로 뒤늦게 다시 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에게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제도가 바로 학점은행제입니다.
그런데 교육 당국이 학생들에게 별다른 고시 없이 이 학점은행제도 운영방식을 대폭 바꾸면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직장에 다니며 틈틈이 공부해 온 박창훈 씨는 최근 학업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모 대학의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고 있었는데, 정부가 개강을 3일 앞두고 직장인들도 오프라인 강의에 출석해야 한다는 고시를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박창훈 / 직장인(학점은행 수강)
- "직장 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제가 평일 날 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휴가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수업을 꼭 들어야 되는데 이런 부분 때문에 수업 듣는 게 제한이 되니까 답답합니다."

학점은행제는 대학에 다니지 않아도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로 '천재 소년' 송유근 군도 최근 이 제도로 학사학위를 취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 학점은행제의 인기를 악용해 원격수업을 부실 운영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가 기준 강화에 나선 것.


▶ 인터뷰 : 박복규 / 교육과학기술부 평생학습정책과
- "원격 교육으로만 하게 되면 출석 관리나 교육의 질 관리에 문제가 있어서 이런 원격교육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문제는 일반 수강생들에게 유예기간도 없이 고시를 발표해 혼란을 초래한 점입니다.

당장 이번 학기부터 오프라인 수업에 출석해야 하는데 직장인이나 가정주부들은 사실상 출석할 길이 막막합니다.

이미 수강신청을 마친 학습자들의 불편이 예상되지만 당국은 학교 측에 고지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심한식 / 평생교육진흥원 제도기획팀장
- "공문을 통해서 유선상으로 그런 대학들을 파악해 설득해 왔었습니다. 이번 1학기부터는 그렇게 된다고 했고…"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전 국민의 평생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학점은행제도. 하지만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행정편의주의적 접근으로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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