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장거리 스텔스 전략폭격기 'H-20' 올해 공개할 수도"
입력 2020-05-04 11:37  | 수정 2020-05-11 12:05

미국에 맞설 강군 양성에 여념이 없는 중국이 올해 안에 장거리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오늘(4일) 보도했습니다.

SCMP에 따르면 중국군 소식통들은 중국이 올해 11월 열리는 주하이 국제 에어쇼에서 초음속 장거리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시안 훙(H)-20'을 처음으로 선보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올해 주하이 에어쇼를 통해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성공적으로 통제돼 중국의 방위산업 발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선전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행거리가 8천5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H-20은 중국의 최첨단 군용기인 '20' 시리즈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스텔스 전투기 '젠(J)-20', 대형 수송기 '윈(Y)-20', 중형 수송 헬기 '즈(Z)-20' 등을 잇달아 실전에 배치하면서 미군에 맞설 강력한 공군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중국군이 전략폭격기 개발을 발표한 것은 2016년이지만, 이보다 훨씬 앞선 2000년대 초반부터 H-20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중국군은 '중국판 B-52'로 불리는 대형 폭격기 'H-6K'를 보유하고 있지만, H-6K의 비행거리는 H-20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H-20은 최대 이륙중량 200t, 최대 적재중량 45t에 초음속 스텔스 크루즈 미사일 4대를 장착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군이 H-20을 실전 배치하면 '3대 핵전력'을 모두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3대 핵전력은 통상 육상에서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중에서 발사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중에서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략폭격기 등 3종의 핵무기 운반체를 가리킵니다.

H-20은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설정한 '제2 열도선'을 돌파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냉전 시대 이래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해 일본과 대만, 필리핀에 걸쳐 '제1 열도선', 일본 동부 해상과 괌, 남태평양 섬들에 걸쳐 '제2 열도선'을 설정해 놓고 중국을 봉쇄하고 있습니다.

다만 H-20이 미국이 보유한 장거리 폭격기 'B-2'나 차세대 전략폭격기 'B-21'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엔진의 성능 문제가 꼽힙니다.

H-20은 중국산 'WS-10B' 엔진이나 러시아산 'AL-31FM2/3' 엔진 등을 탑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J-20에 장착할 'WS-15' 엔진 개발이 늦어지는 것처럼 H-20에 장착할 엔진 개발도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고 있으며, 설사 개발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기동성이나 스텔스 능력 등이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 중국군 소식통은 "이러한 이유로 인해 미국 공군은 H-20이 B-2나 B-21에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H-20 실전 배치가 한국, 일본, 호주 등 주변국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중국군 관계자는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내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H-20 실전 배치가 지역 내 균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핵 공격이 가능한 장거리 전략폭격기 배치가 중국이 내세우는 '방어 위주 전략'과 맞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H-20 배치가 미국의 아시아 지역 공군력 확장으로 인한 중국의 불가피한 대응 전략이라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한 중국군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F-35' 전투기를 한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 대만 등 이른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거 배치한다면 중국도 H-20 실전 배치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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