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73조 굴릴 적임자는…새마을금고 `별들의 전쟁`
입력 2020-05-01 17:42  | 수정 2020-05-01 19:35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자리를 놓고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자리는 73조원을 굴리며 자본시장 '큰손'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전임 권광석 대표가 우리은행장으로 영전하면서 '출세하는 자리'라는 소문까지 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열린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최종 면접에 정재호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운용부문장(CIO),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 류혁 아이스텀자산운용 대표 등이 참가하면서 3파전으로 압축됐다.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7일을 앞두고 후보 간에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달 서류 심사를 거쳐 최종 면접 대상으로 이들 3명을 추렸다.
신용공제 대표 자리를 두고 전·현직 행장이 2명(권광석·이대훈)이나 언급되자 업계에선 이 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전국 1300여 개 새마을금고 경영을 지원하고 감독·검사한다. 특히 신용공제 대표는 새마을금고 자산 중 20~30% 상당 여유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각종 공제(보험) 사업을 총괄한다.
특히 정부가 2014년 권력 분산을 위해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을 비상근이사로 바꾸면서 상근이사인 신용공제 대표 권한이 커졌다. 신용공제 대표는 전무이사, 지도이사 등과 함께 새마을금고중앙회 상근이사로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사실상 이끄는 보직인 셈이다.
이번에 최종 후보 3명에 오른 정재호 전 CIO는 1958년생으로 성균관대 법학과 학·석사 출신이다. 정 전 CIO는 옛 쌍용증권 투자은행(IB)분야, NH투자증권 금융사업본부장을 거쳐 2010~2014년 새마을금고중앙회 CIO를 지냈다. 이후 유진투자증권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맡았다가 2016~2017년 다시 새마을금고중앙회 CIO를 맡았다. 1960년생인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은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은행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농협 상호금융 대표를 지냈다. 이후 2017년부터 2020년 3월까지 농협은행장을 맡았다. 1963년생인 류혁 아이스텀자산운용 공동 대표이사는 삼성생명을 거쳐 한국토지신탁 전략사업본부장을 지낸 류 대표는 2005년 아이스텀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일각에선 신용공제 대표를 정하는 '깜깜이' 인사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인사추천위원회(인추위)를 구성해 공모 절차를 진행하지만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새마을금고법 시행령에 따르면 인추위는 지역 금고 이사장 4명과 행정안전부 추천 1명, 외부 전문가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과반수 찬성 의결이라 내부 인사인 4명만 동의해도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공모직임에도 불구하고 신용공제 대표 자리를 두고 중앙회장 측근설이 오르내리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인사추천위원회는 이달 7일 최종 후보자를 단수 추천한 뒤 같은 날 이사회를 연다.
[이새하 기자 / 한상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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