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에…産銀 인력감축 `없던 일로`
입력 2020-05-01 17:42  | 수정 2020-05-01 19:42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과거 구조조정 기업 부실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추진했던 인력 감축을 사실상 중단하고 신규 채용을 확대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과거부터 추진해온 '국책은행 조직 혁신'은 물 건너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산은·수은 인력 축소를 중단하고 정원을 현 상태에서 동결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산은·수은은 2016년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기업 부실 관리를 이유로 코너에 몰리자 정부와 협의하에 조직 '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산은은 은행 인력을 2021년까지 2016년 대비 10% 줄여야 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산은은 내년까지 인력을 300명 이상 줄여야 한다. 당시 수은도 5%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정책에 자금 지원을 담당하는 산은과 수은에 대해 인력 축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혁신 방안 이행을 조기 종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산은은 신규 채용 규모를 다시 늘릴 수 있게 됐다. 산은은 하반기 신입 행원 50명을 수혈할 계획이다.
당초 산은은 자연 퇴사율을 감안하더라도 올해부터 신규 채용을 사실상 못하는 실정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산은 전체 인력은 3305명으로, 2016년 3325명 대비 20명밖에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인원 감축을 위해 산은은 채용 규모를 2015년 143명에서 2018년 74명으로 줄였다가 지난해 다시 37명으로 축소했다.

수은은 2021년까지 현 인력 수를 유지하고, 이후부터는 필요시 직원 규모를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당장 급한 기업 구조조정 등 실물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수시 채용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조치를 놓고 일각에서는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당초 취지와 다르게 산은·수은 조직 쇄신이 미완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정원 축소가 중단돼 고령 인력 '고인 물' 현상을 해소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산은은 현재 정원 대비 10% 수준인 300여 명이 임금피크제 연령대에 진입한 상태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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