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서 시민들 소총 들고 주 의회 난입…"코로나19 봉쇄령 반대"
입력 2020-05-01 11:32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미국 미시간주에서 소총 등으로 무장한 시위대가 주 의회 의사당을 점거하고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와 경제활동 재개를 요구했다.
ABC 방송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미시간주 주도(州都) 랜싱에 모인 700여 명의 시위대가 주 의회 의사당으로 진입한 후 코로나19 봉쇄령 철회 등을 요구했다. 시위대 중 일부는 공격용 소총과 권총 등으로 무장했다.
앞서 미시간주가 지난 3월 10일에 선언한 비상사태 명령이 이날부로 종료되자, 주의회는 비상사태 연장 여부 등을 논의할 방침이었다.
이에 이날 아침부터 의사당 주변에 몰려있던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대거 몰려가 건물을 점거했다.

시위대는 무장 경찰, 의회 경비대 등과 한때 대치했으나, "의사당은 주민의 공간이다. 우리를 막지 말라"고 요구해 온도계로 발열 검사를 받은 후 의사당에 진입했다.
미시간주에서는 총기 면허 소지자가 공개된 장소에서 총기를 휴대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어서, 경찰도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체포하지 않았다.
시위대에서는 미국 국기를 흔들거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문구였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착용한 모습 등이 관찰됐다.
무장 시위대에 놀란 주 의원들은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고, 일부 의원들은 방탄복을 착용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미국 애국자 집회'로 명명됐으며, 시위를 통해 '미시간 자유연대'라는 단체가 조직됐다.
이 단체는 앞서 지난 4월 15일에도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가 발동한 자택 대피령에 항의하며 주 의회 의사당 주변에서 차량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휘트머 주지사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주민의 시위 권리를 존중한다"며 "주지사는 지금이 힘든 시기이고, 많은 사람이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위대가 마스크도 없이 사회적 거리 두기도 준수하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이런 행동은 많은 사람을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에 빠트려 사망하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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