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 고3만 5월 중순 첫 등교 카드 새롭게 꺼내들어
입력 2020-04-30 15:35 
[사진 = 연합뉴스]

당초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먼저 등교토록 추진하던 정부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만 먼저 등교하게 하는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중3 학생들이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제대로 지킬지 불확실하다는 우려때문인데, 교육부는 당초 29일까지였던 교원 설문기간을 연장하는 등 막판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30일 교육부 한 관계자는 "고3과 중3을 먼저 등교시키는 방안, 고3만 먼저 등교하는 방안 등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주말 사이 중대본과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등교 개학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교육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다음달 중순의 첫 등교 개학 대상에 고3만 포함하는 방안을 새롭게 논의하고 있다는 뜻이다. 입시를 앞둔 고3과 중3 학생들을 먼저 등교하게 하는 방안에선 한발짝 물러선 조치다.
정부가 이같은 고심에 빠진 이유는 교육계와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 만 15세인 중3이 5월 6일부터 예정된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제대로 지킬지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경기도 한 중학교 3학년 담임 조 모씨는 "중학생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은 인지하고 있지만 얼마나 기계적으로 생활 방역 지침을 따를지 미지수"라며 "이달 초 교과서 배부도 '워킹 스루' 방식으로 진행했으나, 교문 밖을 나서자마자 학생들은 학교 인근에서 삼삼오오 모여 어울렸다"고 했다. 일부 시도교육감들도 학교 방역을 이유로 중3을 제외하고 고3만 먼저 등교시키는 방안을 교육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입 준비로 등교가 시급한 고3보다 고입을 준비하는 중3 학생수가 현저히 적다는 의견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영재학교·자사고·특목고 등은 한해 2만2000여명을 선발하는데 중3 학생 4만여 명 정도가 지원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중3은 44만3512명으로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은 전체 중3의 10% 수준이다.
5월 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도 중3 등교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어린 학생일수록 황금연휴 기간 여행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이후 학년별 순차적 등교 개학 시점 역시 5월 18일 전후가 거론되고 있다. 교원단체들도 황금연휴로부터 잠복기에 해당하는 2주 경과 후인 18일 이후 순차적 등교 개학을 교육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등교 개학 결정에 앞서 최종적으로 교육계와 학부모 및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교육부는 등교 개학 관련 교원 설문조사 마감을 지난 29일에서 하루 연장해 30일까지 진행한다.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는 5월 1일까지 이뤄진다.
한편, 각급 학교에서 등교 개학이 시작되면 교내 급식에선 일회용 식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환경부는 불가피할 경우 일회용 식기를 사용해도 된다는 내용의 지침을 최근 교육당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염병 확산 방지가 우선이니 각 학교에서 관리 차원에서 부득이할 경우 일회용 식기를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일회용 식기를 사용할지,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 등은 학교별로 정하면 된다"고 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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