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 고3만 5월 중순 등교 검토…변수는 '황금연휴'
입력 2020-04-30 09:38  | 수정 2020-05-07 10:05

정부가 고등학교 3학년만 5월 11일쯤 먼저 등교하고 중학교 3학년을 포함한 나머지 학년은 5월 19일 이후에 순차적으로 등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늘(3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당초 고3·중3이 먼저 등교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지금은 첫 등교 대상에서 중3을 빼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만 18세로 사실상 성인이나 다름없는 고3과 달리, 만 15세인 중3이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는 연령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중대본은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침을 이르면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되면 학교 등 공동체에서는 서로 1∼2m 간격을 유지하는 등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 지침을 세세하게 지켜야 합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나 악수·포옹 등 신체 접촉을 자제해야 하고, 운동용품이나 수건 등을 함께 쓰는 행동도 삼가야 합니다.

물론 학생들이 등교하면 담임 등 교사들이 수시로 학생들을 지켜보면서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지도합니다.

그러나 교사가 모든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빠짐없이 지켜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또 하나의 변수는 4월 30일부터 짧게는 5월 3일, 길게는 5월 5일까지로 이어지는 '황금연휴'입니다.

방역 당국은 황금연휴 때 봄나들이 행락객이 많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도 이번 황금연휴 때문에 학생 감염이 늘어나 등교 개학에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 지켜보는 분위기입니다.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교육계에서는 연휴 이후 2주 동안 더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는 중대본 지침을 수용해 등교 개학을 5월 19∼20일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여전히 '심각' 단계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 고3도 등교하지 않는 게 나은 상황"이라며 중3이 첫 등교 대상이 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입니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교수)은 "고3은 거의 성인이니까 상황을 이해하고 지침을 숙지할 수 있겠지만, 중학생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면서 "입시 때문에 등교가 정말 필요한 고3만 먼저 등교하고 다른 학년은 천천히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3 등교가 미뤄지면 다소 불만스러운 이들은 영재학교·자율형사립고·과학고·외국어고·국제고 등의 '고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학부모들입니다.

그러나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은 전체 중3의 10% 안팎에 불과합니다. 영재학교·자사고·특목고 등은 한해 2만2천여명을 뽑는데, 4만여명 정도가 지원합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중3은 44만3천512명입니다

자녀가 고입 준비를 하지 않는 90%의 학부모들은 중3이 꼭 첫 등교 대상에 들어야 하느냐는 분위기입니다.

아들이 자사고 입시를 준비한다는 학부모 48살 강모 씨도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대입 준비 때문에 등교가 절실한 고3들과 달리 중3의 고입 준비에는 등교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며 "어차피 고입 대비는 주로 학원에서 하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교육계 일각에서는 꼭 고입 때문이 아니라 급식 시스템 등을 점검하려면 중학교도 3학년부터 먼저 등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부 회의, 교육계 및 외부 전문가 회의 등에서 등교 시기·방법에 관해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고3만 먼저 등교하는 방안도 그중 하나"라면서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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