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현장 신청이 시작된 오늘(20일)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구매 때처럼 접수창구 앞에 수십명이 대기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혼잡을 피하기 위해 요일마다 신청 대상을 배분한 5부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를 모르고 신청 창구를 찾았다가 직원과 마찰을 빚거나 헛걸음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 9일 시작한 온라인 신청(지역화폐 카드와 신용카드 사용 방식)에 이어 이날부터 31개 시군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농협지점 등에서 오프라인(선불카드 사용 방식)으로 재난기본소득 신청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수원시 권선구 권선1동 행정복지센터 앞에는 재난기본소득을 신청하려는 시민 100여명이 길게 건물 밖까지 줄을 섰습니다.
대기 행렬이 길어 30분 만에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 80살 김모 씨는 "마스크 구매 때도 그랬지만 노약자들에게 줄을 세워놓고 뭐 하는지 모르겠다"며 "노인들에게는 통반장을 통해 지급해줬으면 좋겠다"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가장 많은 재난기본소득(도 10만원, 시 40만원)을 지급하는 포천시의 경우 이른 아침부터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으며 이 중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소흘읍의 경우 오전 10시쯤 200여명이 한꺼번에 찾아와 접수 중입니다.
포천시 관계자는 "아침부터 접수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소흘읍의 경우 많은 시민이 몰리며 혼잡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오산시 중앙동 행정복지센터에도 각각 50여명이 대기하면서 접수창구와 대기장소를 분리했습니다.
도는 이번 현장신청 과정에서 혼잡을 줄이고자 주민등록상 가구원 수와 출생연도 끝자리별로 신청일을 배분했습니다. 따라서 미리 일정을 확인해달라고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숙지하지 못한 노인층을 비롯한 상당수 주민이 접수창구를 방문했다가 담당 직원들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고양시 관계자는 "고양시 지원금은 순번이 아니더라도 처리해주고 있으나 경기도 지원금은 순번 날짜가 아니면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홍보를 많이 했음에도 순번이 아닌 시민이 방문해 마찰을 빚은 사례가 종종 있다"고 전했습니다.
성남시 수정구 신흥1동의 경우 오전에 70∼80%가량이 헛걸음을 했으며, 분당구 분당동 경우 다행히 접수창구가 붐비지 않아 이날 해당하는 '4인 가구 이상'이 아닌 가구에 대해서도 일부 접수를 받았습니다.
오산시 중앙동 행정복지센터에는 80대 노부부 2명이 찾아왔다가 '2인 가구는 다음 달 4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돌아가야 했습니다.
평택시에는 4인 가족 중 1명은 온라인으로 미리 신청했는데 나머지 가족은 4인 가구원 신청일에 해야 하는지, 3인 가구원 신청일에 해야 하는지 등을 묻는 전화도 걸려 오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신청에서는 어제(19일)까지 11일간 전체 도민의 43.9%인 583만3천여명이 신청했습니다. 온라인 신청은 이달 30일까지 진행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