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문턱 높은 서민대출 벼랑끝 대출도 어렵다
입력 2020-04-08 15:27  | 수정 2020-04-08 18:50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서민계층의 자금애로가 가중되는 가운데 뼈랑 끝에서 찾는 대부업체 문턱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이들 계층이 담보 없이 신용만 가지고 급전을 구한다는 게 '하늘의 별 따기'란 얘기다.
8일 제2금융권에 따르면 100만원을 빌리는 조건으로 1년에 24만원(연이율 24%)을 이자로 부담한다고 해도 돈을 빌리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연 이자율 24%는 시중은행 신용대출 대비 많게는 8배에 달하는 것인데, 이런 금리에도 돈을 융통할 수 없는 셈이다. 바로 대부업체 얘기다.
대부업체는 신용취약계층이 마지막으로 찾는 급전 마련 창구다.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 카드사, 상호금융 등 소위 제도권에서 밀려난 저신용층이 300만원 안팎의 돈을 구하기 위해 대부업체를 찾는다. 주 용도는 생활비다.
일련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출을 해주고 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금리 수준이 연 24%까지 낮아지면서 저신용자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대부업체의 부실율은 높아지고 있다. 견디지 못해 소규모 대부업체의 경우 폐업이 잇따른지 오래고 그나마 큰 손인 대형 대부업체들도 영업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업계 1위 산와대부(산와머니)는 사업을 철수할 것이란 얘기까지 들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용취약계층은 급전 마련을 어디에서 할지 난감하다. 현재 대부업체 대출 승인율은 신용대출 기준 10% 안팎이다. 대출신청 10건을 접수하면 1건꼴로 승인되는 것이다. 사실상 개점 휴업한 것과 다름없는 수준인데, 코로나19 사태가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한 대부업체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이라 부실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정부가 긴급자금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신용등급 8~10등급 계층은 연체 기록 등 금융거래 특성상 지원을 받기 어렵다. 정부가 정책서민금융대출 상품을 안내하고 있지만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저신용층이 정책상품 이용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틈새를 타고 불법사채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살인적인 금리를 받고 있지만 당장 필요한 돈을 구할 곳이 없는 취약계층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대부금융협회가 지난해 사법기관과 피해자로부터 의뢰받은 총 1048건의 불법사채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자율 평균은 연 145%에 달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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