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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갈량 눈’ 사로잡은 김주온 “내 공 믿고 가운데 던진다” [현장인터뷰]
입력 2020-04-08 15:00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SK와이번스 김주온. 사진(인천)=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제구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 보완할 게 많아서 스피드는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2020시즌을 앞둔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염경엽 SK와이번스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만족과 함께 기대를 나타냈다. 김주온(24)도 그중 한명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김주온은 최고구속 152km, 평균구속 148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염경엽 감독은 물론, 최상덕 투수코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김주온은 아직 부족한 게 많다. 보완할 게 많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빠른 공이 장기인 김주온은 울산공고 재학 시절 구창모(NC 다이노스)와 함께 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선택을 받으며 2차 7라운드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삼성 입단 이후 제구 불안 속에 단 한 번도 1군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주온은 캐치볼도 어려울 정도로 공이 똑바로 가지 않았다. 마운드에 서있는 자체가 힘들었고 스트레스였다”고 삼성 시절을 돌아봤다.
결국 2017시즌을 마치고 현역으로 군입대를 택했다. 이름도 바꿨다. 프로 입단 당시 이름은 김찬이었던 김주온은 새이름으로 2차 드래프트에서 SK로 팀을 옮겼다. 2차 드래프트 당시 훈련병 신분이었던 김주온은 이적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12사단에서 철책 영상감시 보직을 맡았던 김주온은 공을 놓았다. 그는 전역하기 전 말년 휴가때부터 공을 만졌다. 부대 안에서는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운동을 했다”며 군 시절은 스스로 마음을 다 잡는 시간이었다. 먹는 것도 그렇고, 너무 추워서 힘들었다. 무엇보다 야구를 할 수 없다는 게 답답했다. 힘든 시간이었다. 제대 후에는 힘든 시절을 생각하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온이라는 이름의 의미도 물었다. 김주온은 달릴 주(走)에 따뜻할 온(溫)이다. 좀 더 온화해지라는 의미다”라고 쑥쓰럽게 말했다. 마운드 위에서 150km를 던지는 파이어볼러와는 잘 어울리진 않았다. 김주온은 마운드에서는 당연히 전투적으로 임해야 한다. 평상시에는 온화한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 중인 김주온. 사진=김재호 특파원
개명, 현역 군생활 이후 김주온은 180도 변했다. 삼성 시절 캐치볼을 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달랬던 김주온은 SK시절에는 캐치볼을 안해도 마음이 편해졌다. 그는 이지풍 코치님이 많이 던져봐야 팔만 상하고, 불안감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캐치볼을 줄이면서 좋아진 게 있다. 감독님하고, 최상덕 코치님은 팔을 조금 내리라고 하셨는데, 제구도 잡히고, 스피드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팀 자체 훈련과 자체 연습경기가 전부인 일상이지만, 김주온은 많은 걸 따질 처지가 못된다. 김주온은 (자체 청백전이라도) 내겐 정식 경기나 똑같다. 우리팀 타자들은 쉬어갈 곳이 없다. 도움이 많이 된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내 공을 믿고 가운데 던지려 한다”며 올 시즌에는 아프지 않고, 최대한 많이 1군에서 등판하고 싶다”고 씩씩하게 다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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