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온라인 개학 '코앞'인데…교육자료 삭제되고 부총리 화상회의 끊기고
입력 2020-04-06 16:02  | 수정 2020-04-13 16:05
오는 9일 고3·중3부터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는 가운데 교육 당국의 온라인 자료가 유실되거나 연결이 불안정한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하는 원격교육 플랫폼 'e학습터'는 지난 3일 상당량의 자료가 손실되는 사고를 겪었습니다.

e학습터는 동영상 학습 콘텐츠 2만여편을 제공하는 한편 교사가 아이들의 학습 진행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온라인 학급방'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그런데 3일 새벽 2시부터 밤 9시 사이에 온라인 학급방에 자료를 올린 교사들은 올린 자료를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해당 시간대 접속자는 약 8만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ERIS가 e학습터 서버를 증설하는 과정에서 이 시간대에 업로드된 자료를 모두 삭제해버린 것입니다.

지워진 자료는 교사들이 각자 개설한 학급방에 올린 학습 자료, 강의 계획서, 과제 등입니다.


KERIS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연일 계속된 강행군으로 지친 작업자의 실수"라며 "학교 현장에서 기록한 소중한 자료인데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면서 다시 한번 자료를 올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KERIS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동영상 콘텐츠나 교사분들이 2일 이전에 올렸던 자료들은 지워지지 않았다"면서 "해당 기간에 접속한 기록이 있는 학교들에 일일이 연락을 드려서 자료를 다시 올리시도록 부탁드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버를 기존 약 47만명 규모에서 300만명 규모로 증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다 사고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실시간쌍방향 원격수업을 할 때 사용하도록 권장되는 민간업체의 화상회의 프로그램들도 연결과 보안이 불안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직무연수에서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쓰길래 다운로드받아 실행해봤는데 계속 끊겨서 수업이 가능할까 우려됐다"며 "학생들이 로그인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편하지만, 보안에 취약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국 교사와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에서도 '줌'을 썼는데 연결이 뚝뚝 끊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1만 커뮤니티' 교원 임명식을 화상 회의로 주재했습니다.

17개 시·도 대표 교사로 뽑힌 교사들이 유 부총리와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했는데, 기념 촬영을 하려는 순간 몇 분 동안 통신이 아예 끊기고 말았습니다.

유 부총리는 굳은 표정으로 "끊어졌어? 우리만 끊긴 건가요?"라고 되묻다가 "원격수업하면 이런 일들도 생길 수 있겠네요.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이런 상황까지 감안해서 선생님들과 공유해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줌이 보안 등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관련해 유의하라고 일선 현장에 안내해야 할 것"이라며 "줌은 다루기가 쉽지만 보안 등이 취약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는 다루기가 어려운 등 도구마다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이 EBS 강의를 들어야 하는 'EBS 온라인클래스' 홈페이지도 이날 로그인과 회원가입이 원만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날 출범한 1만 커뮤니티는 학교 현장의 원격교육 안착을 위해 17개 시·도에서 대표 교사, 교육부·교육청 공무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등 유관 기관 관계자가 모인 공동체입니다.

커뮤니티에서 교사들은 온라인 소통을 통해 원격수업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찾는 등 집단지성을 발휘할 계획입니다. 지난주부터 정규 수업처럼 원격수업을 하는 '원격교육 시범학교'에서 나타난 현장 교사들의 의견과 노하우도 공유합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후에는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공립특수학교인 인천청인학교를 방문해 특수학교의 온라인 개학 준비 상황을 살폈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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