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도 안 되는 주가 심적으로 힘들다. 주가 올릴 방법 찾아달라."
최근 열린 KT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주가부양 요구에 KT가 즉답했다. KT 주요 임원들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줬다.
2일 KT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구현모 대표이사(사장)를 비롯한 임원 80명은 장내 매수 방식으로 자사주 11만주를 매입했다. 매수 규모는 총 20억원에 이른다.
KT 관계자는 "주총뿐만 아니라 주총전부터 주가부양에 대한 대내외 메시지가 많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느낀 임원들이 주도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고 말했다.
KT는 아이폰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직후인 2009년 12월 4만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4만원대를 이어가던 KT는 2011년 2월 3만원대로 떨어졌고 이듬해 4월에는 3만원선마저 붕괴됐다.
올해는 코로나19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3월 2만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KT 주가가 2만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상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 [사진 제공 = KT]
이에 따라 3월 30일 열린 KT 주총에선 주가상승을 위한 주주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이날 한 주주는 "KT 매출이 이렇게까지 망가지고 정체돼 있어 주가에 전혀 도움 안 된다"며 "이사진들은 책임을 갖고 KT 주가를 예전처럼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또 다른 주주는 "주가가 이렇게 내려갔는데 자사주를 매입하든 배당을 높이든 돈 안 되는 자회사를 팔든 뭔가 조치를 해야 한다"며 "주가만 높아지면 이사보수로 누가 뭐라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자산의 절반을 KT에 투자했다는 주주는 "자산 절반을 KT에 투자한 사람으로서 최근 주가 하락을 보면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며 "이사진들은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신음하고 있는지 알아야한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황창규 회장은 "이사들이 이를 잘 듣고 있고,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KT 주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3일 주당 1만725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KT 주가는 종가 기준 1만9350원이다.
KT 측은 "구 대표와 임원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주식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최근 KT 주식이 기업가치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며 "임원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 경영을 강화해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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