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성모병원 확진자 10명 중 9명 '8층 병동'에…감염경로 '오리무중'

경기 의정부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집단감염과 관련, 보건당국이 최초 감염 경로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병원에서는 3일새 환자와 간병인, 간호사 등 1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확진자 10명 중 9명이 8층 병동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돼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늘(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양주 베스트케어 요양원 입소자 75살 남성 A 씨가 폐렴이 악화해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A 씨는 확진 판정 약 4시간 만인 그제(30일) 새벽 숨졌습니다.

같은 날 밤늦게 이 병원 8층 병동의 1인실에 입원해 있던 82살 여성 B 씨도 확진됐습니다.

A 씨와 B 씨는 이 병원 응급실과 8층 병동에서 하루가량 동선이 겹칩니다.

이 때문에 A 씨가 전파자로 의심받았습니다.

그러나 양주시가 요양원 종사자와 입소자 139명을 전수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습니다. A 씨가 전파했을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의정부시는 의정부성모병원 8층 병동과 관련된 512명을 검사했습니다.

그 결과 8명이 그제(30일) 추가로 확진됐습니다. 환자 4명, 간병인 4명, 간호사 1명, 미화원 1명 등입니다.

이 중 간병인 1명만 4층 병동에 있었고 나머지 9명은 모두 8층 병동에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의정부성모병원 감염자 집계에서는 제외됐지만 이 병원 8층에 입원했다가 숨진 어머니를 방문했던 인천 옹진군 공무원 자매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보건당국이 8층 병동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이 병원 응급실도 감염 경로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A 씨와 B 씨가 응급실에 한때 머물렀는데, 이곳을 거쳐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된 9살 환아가 확진됐기 때문입니다. 이 환아 역시 의정부성모병원 감염자 집계에서는 빠졌습니다.

결국 보건당국은 확산을 우려해 일단 이날부터 모레(3일)까지 이 병원 전체를 폐쇄하고 주말인 4∼5일 소독 방역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 병원 의료진, 직원, 보호자, 입원환자, 협력업체 직원 등 2천500여 명을 전수 검사 중입니다.

이 중 8층 병동 관련자 512명에 대한 검사는 완료됐지만 아직 2천명가량의 결과가 남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보건당국은 확산을 막고자 최초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감염된 환자들은 대부분 감염력이 높은 폐 질환을 앓아 8층 병동 1인실이나 음압병실에 입원했습니다.

현재까지 환자 보호자는 확진자가 없고 미화원은 환자와 접촉하지 않았습니다.

방역당국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병실을 비교적 자유롭게 드나드는 간병인과 간호사를 눈여겨보고 있지만 감염경로로 단정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입니다.

병원 관계자는 "최초 감염경로와 관련해 초기 단계여서 아직 확인된 부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건당국과 협력해 감염경로를 찾아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