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위원회와 5대 금융그룹 등 총 23곳 금융기관 및 한국증권금융이 모여 '증시안정펀드'를 운용하기로 했다. 시장 안정을 위해 증안펀드가 조성된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3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다함께코리아펀드(증권시장안정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펀드 규모만 10조원으로 지난 금융위기 당시 20배에 이른다. 펀드는 이르면 오는 4월 초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앞서 국내 증시가 연일 패닉장이 펼쳐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제2차 비상경제회의가 열렸다. 이번 10조 원대 펀드 조성은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방안'의 후속조치인 셈이다.
출자금액은 산업은행 2조원, KB·우리·하나·신한 금융그룹 각 1조원, 농협금융그룹 7000억원, 미래에셋대우 5400억원, 삼성생명 4400억원, 한국투자증권 4000억원 등 모두 10조원이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5150억원을 출자해 운영한 적 있다. 이번엔 그 규모가 20배 수준으로 커진 데다 증권 기관뿐 아니라 전 금융권이 함께 참여했다.
구체적인 자산운용은 투자관리위원회가 마련하는 투자운용 방향에 따라 금융기관이 선정한 전문가들에 의해 독립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위는 시장을 대표할만한 지수형 상품에 주로 투자하게 될 거라는 방향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이날 협약식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등이 참석했다. 참여기관은 금융위, 산은, KB·우리·하나·신한·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종합금융증권, 삼성생명보험·한화생명보험·교보생명보험·미래에셋생명보험. 부산은행·대구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전북은행, 삼성화재보험·현대해상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보험 등이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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