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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도 안 본다 ‘서치 아웃’[한현정의 직구리뷰]
입력 2020-03-31 16:30  | 수정 2020-03-31 16:3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진실이란 건 때론 누굴 아프게 할 수도 있고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의도, 묵직한 메시지를 담았대도 장르적 미학을 살리지 못한 채 완성도가 떨어지면 닿질 않는 법이다. 아무것도 닿질 않으니 그 진가를 알아볼 리가 없다. 진부하고도 지루한 범죄 스릴러 ‘서치 아웃(감독 곽정)이다.
이시언 주연의 ‘서치 아웃은 SNS 상에서 일어나는 최악의 범죄를 다룬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경찰 지망생인 ‘성민(이시언)과 취업준비생 '준혁'(김성철)이 지내고 있는 고시원에서 어느 날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두 사람은 의문의 메시지를 통해 죽음이 조작됨을 감지한다. 여기에 명석한 두뇌를 지닌 미모의 흥신소 해커 누리(허가윤)까지 가세하고 이들은 마침내 개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SNS 범죄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흰긴수염고래라는 온라인 게임, 이로 인해 벌어진 연쇄 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해당 게임은 SNS에 있는 가상의 게임에 가입해 이름과 전화번호 등 간단한 신상정보만 입력하면 참가할 수 있고 관리자의 미션을 50일간 수행하면 되는 형식. 초반에는 '공포 영화 보기', '지정곡 듣기' 등 쉬운 미션이 주어지지만 단계가 높아질수록 '칼로 자신의 팔에 흰긴수염고래 새기기', '면도칼로 가족 중 한 명 찌르기' 등 수위가 높아지다 마침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라는 미션으로 수많은 청소년들의 연쇄 자살로 이어진 충격적 사건이었다.
‘서치아웃은 이 같은 최악의 SNS 범죄를 모티브로 범죄의 타깃을 청소년이 아닌 SNS를 쓰는 불특정다수로 범위를 높여 현실 공포를 높이고자 한다. 외로움과 공허함이라는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의 약해진 심리를 자극해 몰입 감을 높이고, SNS의 편리함 이면의 부작용과 위험성도 지적한다. 사회적 외로움과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의도는 거창하지만 아쉽게도 기본부터가 함량미달이다. 쓸데없이 꼬아 놓은 어설픈 스토리 라인에 스릴러 적 긴장감은 적고, 그간 비슷한 장르에서 수없이 봐 온 진부한 캐릭터들의 향연에 지루함은 쌓여간다. 양념이 돼야 할 주변 장치들도 제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해 조금도 세련미를 느낄 수가 없다.
그나마 변주를 준 준혁의 사연 역시 공감 불가 개연성의 결여다. 오히려 작품의 문제의식을 약화시키며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클라이막스에 등장하는 ‘반전키 악녀의 존재감은 한 방은커녕 오글거리고도 민망하다. 진실 찾기의 여정에 박진감이 없으니 그 길은 고단하고, 고난 끝에 마주한 진실 또한 놀라울 게 없으니 피로감이 몰려온다. 나 혼자 보기에도 힘겨운, 가장 불편한 진실은 기대했던 영화적 쾌감을 전혀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는 4월 15일 개봉. 러닝타임 92분. 15세 관람가.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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