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홍콩서 '자가격리 위반' 남성 3개월 징역형 '엄벌'
입력 2020-03-31 15:34  | 수정 2020-04-07 16: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는 홍콩에서 자가격리 위반자에게 3개월 징역형이 내려졌습니다. 병상 부족에 직면한 홍콩 정부는 체육관 등을 임시 병원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늘(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 법원은 지난 8일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들어온 후 자가격리 명령을 위반한 31세 남성에게 3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8일부터 중국 본토를 방문한 사람이 입경하면 14일 동안 격리하는 대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격리 명령을 위반하는 사람은 최고 6개월 징역형과 2만5천 홍콩달러(약 390만원)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배달업종에 종사하는 이 남성은 홍콩 내 일정한 주거가 없었으나, 지난 8일 홍콩에 들어올 당시 격리시설로 보내지는 것을 피하고자 위안랑 지역의 유스호스텔에 거주한다고 거짓으로 진술했습니다.

이후 이 남성은 지난 10일 중국 본토로 다시 들어가려고 하다가 홍콩 세관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이 남성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며 관용을 호소했으나, 홍콩 법원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 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3개월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밖에 자가격리 명령을 위반한 41세 남성과 37세 남성도 각각 6주와 10일 징역형에 처해졌습니다.

전날 홍콩에서는 41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총확진자 수가 682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4명은 사망했습니다.

신규 확진자 41명 가운데 해외에서 돌아온 유학생 17명을 포함한 34명은 최근 해외여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병상이 부족해진 홍콩 정부는 체육관, 전시장 등을 임시병원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홍콩 내 14개 공공병원에서 489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나, 하루에 수십명씩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병상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홍콩 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아직 입원하지 못한 사람의 수는 40여 명에 이릅니다.

홍콩 쌈써이포 지역의 쪽방촌에 사는 21세 남성은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이틀이나 지난 후 전날 오후 겨우 입원해 쪽방촌 내 집단 감염 우려마저 낳았습니다.

이에 훙함 지역의 홍콩체육관, 완차이 지역의 홍콩 컨벤션센터, 홍콩국제공항 인근의 아시월드-엑스포 전시장 등이 임시 병원으로 개조돼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를 수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위안궈융 홍콩대 교수는 "수많은 사람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홍콩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조만간 2천 명에 이를 수 있다"며 보다 엄격한 코로나19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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