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켓팅` 뚫고 구매했는데…" 품질 논란 휩싸인 강원도 감자
입력 2020-03-30 16:43 
`감자대란`을 일으킨 강원도 감자의 품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구매자들은 수령한 감자 절반 이상이 썩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 `강원 마트` 상품 후기란 캡처]

'감자대란'까지 불러올 정도로 인기를 모은 강원도 감자에 대해 일부 구매자들이 품질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수령한 감자 절반 이상이 썩었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농가의 어려움이 지속되자 강원도는 지난 11일 감자 특가 판매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불황과 학교 식자재 감소 등으로 도내 감자 재고량이 약 1만1000톤에 달하자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감자 특가 판매를 진행했다.
10kg에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구매자들이 몰리면서 판매를 담당하는 '강원도 농수특산물 진품센터'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판매가 시작된 지 1분30초만에 준비된 감자 8000상자가 모두 소진되면서 '포켓팅'(Potato + Ticketing), '감자고시'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강원도는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감자 20만6000상자를 전량 판매했다. 30일부터 강원도는 '오징어 팔아주기' 운동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강원도 감자 구매자들의 불만이 속속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구입한 감자의 품질이 지나치게 좋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썩은 감자 사진과 함께 겨우내 창고에 있던 감자라고 해도 이정도 품질일 줄은 몰랐다며 당혹스러움을 표하고 있다.
제품 후기란을 통해 한 누리꾼(char****)은 "강원도에 계신 엄마께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굼벵이 먹은 감자라고 한다"며 "두 어개 섞였으면 이해하겠지만 전체의 3분의 2가 이런 감자라면 누가 봐도 실수가 아니지 않냐. 심히 기분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jy0n****)은 "감자들을 손질하면 할수록 정말 해도해도 상태가 심각하니 속상하다"며 "먹을 부분보다 썩고 싹 나서 못먹고 도려내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맘카페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는 강원도 감자에 대한 불만과 함께 환불하겠다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특히 환불 시 소비자가 직접 업체에 이의를 제기해야 해 과정이 복잡하다는 불만이 크다.
다만 강원도민을 돕자는 취지로 마련된 특가 이벤트인 만큼 환불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온라인상에서는 강원도 감자에 대한 "환불은 너무하다"는 입장과 소비자로서 "당연한 권리"라는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원도 진품센터 관계자는 "초기 물량은 농협에서 직접 선별해서 나갔지만 이후에는 '감자 팔아주기'라는 취지에 맞게 농가에서 직접 포장을 해서 판매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며 "대부분 농가에서 양심껏 진행했지만 '이것까지는 괜찮겠지'하면서 내보낸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장부터 출고까지 이틀 정도로 예상했을 때 감자들을 저장고에서 꺼내면 차가운데서 따뜻한 곳으로 나오기 때문에 물기가 생긴다"며 "몇 알이 썩기 시작하면 옆에 감자들까지 망가뜨리면서 번져나가는 경우가 있고 유통 중 악상을 당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환불 조치와 관련해선 "모든 제품 상자에는 판매를 담당한 농협과 생산자명이 기입되어 있다"며 "환불 문의가 들어올 경우 해당 산지 농협이나 농가에서 교환이 이뤄지게끔 연결을 해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농수산물 특가 이벤트 대응 방안에 대해선 "도청이나 진품센터 차원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비양심적이었거나 당초 판매 기준에 미달한 문의가 많이 들어온 농가에 대해선 연합사업에 손실을 끼친 부분이기 때문에 각 지역 농협에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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