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통합 이후 한동안 침묵을 이어오던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4·15 총선에서 서울·수도권에 출마한 통합당 후보 측면 지원에 본격 나섰다. 지난 달 17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합당해 통합당이 출범한 이후 황교안 대표는 물론 통합당과도 거리를 뒀던 유 의원이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자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을 모아 통합당 승리에 힘을 보태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유 의원은 지난 28일 서울 중·성동갑 진수희 후보, 29일 서울 중·성동을 지상욱 후보와 서울 송파갑 김웅 후보 선거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른바 '유승민계'로 불리는 후보들이다. 유 의원은 "친박(親박근혜)이다, 친이(親이명박)다, 친홍(親홍준표)이다, 친황(親황교안)이다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새 시대에 돌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수십군데서 지원 요청이 오고 있다. 거리에 나가든, SNS를 하든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요청이 있으면 응하겠다"며 선거 지원에 적극 나설 뜻을 피력했다.
이를 반영하듯 유 의원의 행보는 '유승민계'를 넘어 범위가 넓어졌다. 그는 30일 서울 양천갑 송한섭 후보와 서울 강남병 유경준 후보 선거 사무실을 잇따라 들러 격려했다. 송 후보는 통합당 전신인 한국당 영입 인사고, 유 후보는 친박 유기준 의원(4선·부산 서·동구) 동생으로 '유승민계'와는 거리가 있는 인사들이다.
이어 31일에는 인천 부평갑 정유섭 후보, 인천 연수갑 정승연 후보, 서울 중랍갑 정승일 후보 선거 사무실을 찾을 예정이다.
'선거 승부사'로 불리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에 이어 유 의원이 선거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통합당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개혁보수 이미지를 바탕으로 중도층과 수도권에서 지지세가 강한 유 의원이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합류하면서 외연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 행보 재개와 함께 보수 통합 양대 축이었던 황 대표와 유 의원 만남이 성사될 지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통합당 출범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화합이 이뤄지지 못한 게 보수 통합 한계로 지적돼 온 만큼, 황 대표와 유 의원이 함께 선거 유세에 나설 경우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이날 '황 대표와 만날 수 있냐'는 기자들 질문에 "(황 대표로부터) 연락이 오면 받아보고 협조할 일이 있으면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무슨 타이틀을 맡진 않겠지만 당에서 (선거 지원)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합류에 대해 "전적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비전과 정책 메시지를 내주길 기대한다. 그 분께서 오신 게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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