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억원 소송이 쇼?"…원희룡, 유학생 모녀 진짜 고소한다
입력 2020-03-30 11:33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제주도는 제주를 여행한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를 상대로 빠르면 30일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짜로 (소송 제기를) 한다. 이르면 이날 소장을 접수한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1억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책정한 점과 관련해 "최소한으로 잡은 것"이라며 "방역이나 여러 가지 행정력이 낭비된 것은 둘째 치고, (확진자 모녀의) 방문 업소들이 폐업했고,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졸지에 자가 격리를 당한 분들만 해도 지금 40명이 넘어가는 데 이분들의 손해를 다 합치면 1억원은 너무나 적은 액수"라며 "지금 (피해액을) 계산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유학생 A씨는 지난 15일 미국에서 귀국해 어머니 B씨와 함께 20일부터 24일까지 4박 5일간 제주도를 여행했다.
이들이 지난 25일과 26일에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모녀가 제주도에서 이용한 렌터카, 리조트, 마트, 음식점 등 28곳이 방역과 임시 폐쇄 조치를 했다.
도는 A씨가 제주에 도착한 지난 20일부터 코로나19 의심 증세가 있었음에도 여행 일정을 강행한 것을 두고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A씨와 동행한 어머니 B씨도 적절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고 두 사람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원 지사는 이와 관련해 "(소송 제기가) 한번 경고용으로 쇼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피해를 본 업체나 자가격리 당한 분들은 쇼로 피해를 본 게 아니다"라며 "진짜로 피해를 봤기 때문에 저희는 절박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법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해배상이 얼마가 나올지, 처벌이 어디까지 나올지는 사법부에 달린 일"이라며 "일상생활을 희생해서 협조하고 있는 국민의 억울한 분노를 정당하게 대변해야 되겠다는 책임감을 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두 모녀가 서울 강남구민이라는 점이 확인된 후 이들이 '선의의 피해자'라고 주장한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은 공식으로 사과했다.
정 구청장은 앞서 지난 27일 "(A씨가) 지난해 9월 미국 보스턴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강도 높은 일정 등 학교생활에 대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기분 전환을 위해 애초 21일부터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항공편이 취소되자 지난 20일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치료에 전념해야 할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며 "제주도의 고충과 제주도민께서 입은 피해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이들도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고 말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 구청장은 지난 29일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함께하고, 고생하고 계시는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과 강남구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해당 발언과 관련해 원 지사는 "강남구청장이 왜 그랬는지 국민적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팔이 안으로 굽는 건지 무슨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강남구청 자체가 상당히 책임 회피성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