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위기때의 3배 달러 공급…자금조달 애먹던 은행 `안도`
입력 2020-03-29 18:23  | 수정 2020-03-29 20:30
국제적인 '달러 품귀' 현상으로 외화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은행권은 이번 한국은행의 통화스왑 자금 공급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31일 첫 달러 공급액은 120억달러로 전체 통화스왑의 5분의 1 규모다. 달러를 대출받으려는 은행들이 각자 입찰 금리를 써 내는 경쟁입찰로 2008년과 같은 방식이다. 이번에는 각 낙찰자가 응찰 시 제시한 금리를 각각 적용받는 복수가격 방식이 적용된다. 달러 공급 대상은 시중은행을 비롯한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 이번에 추가로 수출입은행이 포함됐다.
담보증권은 국채, 정부보증채, 통안증권을 비롯해 최근 편입된 은행채와 공기업 특수채 등이다. 원화 현금을 담보로 맡길 수도 있다. 은행들은 총 대출금액의 110%에 해당하는 담보를 한은에 맡겨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시장 수요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외화 자금 사정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시장 변동성을 축소하는 등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외화 자금 사정 등을 감안해 추가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이기 시작한 지난 13일 이후 달러화 자금 조달을 멈춘 은행권엔 반가운 소식이란 평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왑 체결 효과가 환율에도 반영이 된 상태"라며 "달러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은행들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평균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이 128.3%로 기본적인 달러화 유동성을 확보해둔 상태지만, 금융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선제적으로 달러를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실제 몇몇 시중은행은 지난주 달러화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위해 시장 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은행들이 달러화 CD 발행 조건으로 2~2.5%를 내세웠지만 시장 반응이 상당히 차가웠던 탓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은행들은 3~6개월물 달러 CD를 발행할 때 1%대 금리를 부담하면 됐다.
그나마 수출입은행이 달러화 표시 기업어음(CP)을 발행해 10억2000만달러(약 1조2900억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지만 금리 측면에서는 크게 유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승진 기자 / 김형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