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나도 동학개미"…총수들 주가급락때 지분 늘려
입력 2020-03-27 17:39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한국 상장사 경영진이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 오너들은 이번 매입으로 지분율을 높여 지배력을 공고히 하면서 책임경영을 구현하고 저가 매수로 평가차익 가능성까지 높였다. 증권가에서 '일석삼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이번 폭락을 전후해 미국 상장사 경영진은 지분을 매각해 대조를 이뤘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현대모비스 보통주 1만705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23일부터 매일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이 없었지만 이번 매입으로 보유 지분을 0.32%까지 확보했다. 그는 현대차 지분도 늘렸다. 정 수석부회장은 같은 기간 현대차 보통주를 매입해 보유 지분율을 1.81%에서 2.02%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27일까지 현대차 지분을 406억원, 현대모비스 지분을 411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그가 지분 매입에 들인 개인 재산만 모두 817억원에 이른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도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는 23~24일 개인 재산 86억원을 들여 한국금융지주 보통주 26만3000주를 매입했다. 이번 매입으로 김 회장 지분율은 20.23%에서 20.7%까지 올라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또한 롯데지주 보통주를 4만7400주 장내 매수했는데, 지분율은 10.47%에서 11.67%까지 올라갔다. 서혜숙 세종공업 회장은 23·26일 두 차례에 걸쳐 지분율을 0.07%에서 0.74%까지 끌어올렸다.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 역시 26일 자사주 25만508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3.54%에서 4.21%로 높였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상장사 오너들은 평가차익 또한 상당히 거뒀다.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을 때 지분을 매입해 단기간에 주가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3일 이후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식 취득분에 대해 202억원의 평가이익(27일 종가 기준)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구 회장은 27일 종가 기준 평가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34억달러(약 4조1174억원) 규모 지분을 매각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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