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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스피드’ 빨라진 배정대가 일으킨 나비효과 ‘강백호 1루수 실험’
입력 2020-03-27 07:37  | 수정 2020-03-27 12:50
2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가 자체 청백전을 가졌다. 이날 경기에서 kt 외야수 강백호는 1루수로 출전해 수비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담금질이 한창인 kt위즈는 배정대(25)의 성장을 눈여겨볼 만하다. 여기에 강백호(21)의 1루수 출전도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 배정대의 성장과 강백호의 1루수 정착은 올 시즌 kt가 그리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열린 스프링캠프부터 배정대의 타격이 좋아졌다는 평이 많다. 이강철 kt 감독도 배트스피드가 빨라졌다. 랩소도 장비로 확인한 결과 17km가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타구 비거리가 늘었다.
24일 청백전에서는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기록했고, 25일에는 좌월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배트스피드가 늘어난 비결은 웨이트트레이닝과 식단관리 덕분이었다. 지난 24일 취재진과 만난 배정대는 겨울부터는 식단관리에 들어갔다. 밥을 먹으면 체지방률이 오른다고 해서, GI(혈당지수)가 낮은 오트밀, 닭가슴살 위주로 먹었다”라고 설명했다.
배정대의 성장은 kt 외야가 더욱 탄탄해진다는 의미다. kt는 올 시즌 김민혁(25)이 중견수를 맡고, 멜 로하스 주니어(30)가 좌익수, 강백호가 우익수에 포진되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수비력 강화 차원에서 배정대가 외야 한 자리를 꿰차는 그림이 나쁘지 않다. 배정대의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는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타격에서는 물음표가 붙었던 게 사실이다.
스프링캠프부터 배정대의 ‘감이 좋자, kt는 강백호를 1루수로 돌리는 실험을 시작했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 한 차례 1루수로 출전했을 뿐, 1루수 경험이 많지는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각 구단들은 자체 청백전만 치르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사회를 통해 정규시즌 개막을 4월20일 이후로 연기하되, 4월7일부터는 타구단끼리 연습경기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강철 감독에게 다른 팀과 연습경기에서도 강백호를 1루수로 출전시킬 계획이냐고 묻자 이 감독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 감독은 4월20일 이전까지 15경기 정도 더 한다고 보면, (강)백호를 1루수로 내보내 점검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고 시절 포수와 투수였던 강백호는 프로 데뷔 이후에는 줄곧 외야수로 나섰다. 다만 신인시절부터 수비 안정성면에서 물음표를 붙이는 시선도 있었다.
자체 청백전에서 나타난 강백호의 1루 수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업그레이드 되고 있었다. 까다로운 땅볼 타구도 날렵하게 잡아서, 1루를 커버하는 투수에게 침착하게 던지는 등 안정적인 장면이 많았다.
2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벌어진 청백전에서 백팀이 10-7로 승리했다. 백팀은 선발 박세진의 5이닝 2실점 호투와 배정대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승리했다. 배정대가 경기 후 만루홈런을 친 배트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강백호가 1루에 정착하면 타선의 밸런스는 더욱 강해진다. 이강철 감독은 외야 수비가 더 좋아지는 건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가장 큰 의미는 kt의 가장 큰 고민인 1루수 자리가 해결되는 것이다. 또 국가대표팀에도 더욱 가치를 어필할 수 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 타자로 성장해야 할 강백호인데, 1루수비가 된다면, 현재 박병호(34·키움 히어로즈) 외에 마땅한 1루 자원이 없는 대표팀에 힘이 될 수 있다.
물론 이강철 감독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감독은 남은 실전에서 외야수로도 출전시킨다”며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4월20일 전까지는 답이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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