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주여성 20% '빈혈'로 고통
입력 2009-02-17 15:43  | 수정 2009-02-17 16:58
【 앵커멘트 】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가장 불편한 점은 언어와 음식인데요.
더구나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살게 된 외국인 임산부들은 빈혈 때문에 더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둘째 출산을 앞둔 베트남 여성 '타이티도 응윈' 씨.

시어머니 눈치에다 가족들을 먼저 챙기느라 자신이 좋아하는 베트남 음식을 해먹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특히 임신한 다음부터 김치나 마늘을 먹으면 절로 토하게 되고 라면이나 국수를 먹다 보니 빈혈까지 생겼습니다.

▶ 인터뷰 : 타이티도 응윈 / 베트남
- "밥 먹으면 냄새 나고 토하고, 막히고 못 먹어요. 신랑은 여기 왔으면 여기 적응해야 한다. 먹기 싫어도 억지로 먹어야 한다. 그러는데… 속상하죠, 임신할 때 원래 잘 먹어야 하는데."

이처럼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사는 외국여성 5명 가운데 1명은 임신 중 빈혈을 겪고 있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국제결혼 이주여성 950여 명을 조사해보니 전체의 20%가 임신이나 출산 후 빈혈을 겪었으며, 8%는 저체중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임신 중에 한국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가 60%에 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13%의 여성은 임신 중 유산이나 사산을 했고, 조산을 하거나 저체중아, 기형아를 낳는 경우도 9%를 넘었습니다.

또 일반 여성들도 4명 가운데 1명은 빈혈이나 위장질환을 겪고 있으며, 40% 정도가 한 끼 이상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결혼 가운데 국제결혼 비중이 10%를 넘어서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주여성의 건강관리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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