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2020 도쿄올림픽이 연기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도쿄올림픽 실현을 위해 감염자 수를 적게 속였다"며 "그들은 도민보다 올림픽이 1순위였던 것"이라며 정부와 도쿄도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어 "고이케 (도쿄) 도지사가 주말에 외출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며 "도쿄올림픽을 성사시키기 위해 감염자 수를 적게 보이게 해서 코로나19에 잘 초치한 것처럼 (보이게 해) 엄격한 요구를 피해왔다. 연기가 결정되자 이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앞서 지난 2월에도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책 본부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척하는 미디어 대책"이라며 실질적인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총리는 언론과 각종 회의에는 평균 2~3시간 보내고 있는데 대책 본부의 참석 시간은 평균 11분"이라며 "국민의 생명보다 자신을 중시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25일 오후 도쿄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하루 만에 41명 늘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는 일본 내 일일 환자 수로는 가장 많은 수준으로 직전인 23, 24일 확진자 수인 16명, 17명보다 32배 이상이다. 이로써 도쿄의 전체 확진자 수는 210여명이며 일본 전체로는 2000여 명을 넘어섰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 25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말이 폭발적인 감염 증가의 분기점"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태를 그대로 방치해 환자 수가 급증해 도시 봉쇄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는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임산부인데 무서워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병원 갔는데 번번히 검사를 거부당했다"(honj****),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심했는데도 검사 안해줬다"(theb****)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아베 신조 총리가 도쿄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후 일본내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급증했다며 지난 몇달간 정부가 일부로 코로나19 검사를 억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24일 아베 총리가 처음으로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자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4일까지 일본의 실시간 유전자 검사(PCR) 건수는 5700건이었으며 일일 확진자 수도 1000명 이하였으나 24일 이후에는 검사건수가 총 2만 2184건으로 늘어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0 도쿄올림픽 성사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올림픽 불참을 선언하고 국제적인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17일 아베총리는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을 열고 싶다"며 꼬리를 내렸다.
결국 올림픽 개최 넉 달을 남겨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베 신조 일본총리는 오는 7~8월로 예정됐던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늦어도 내년 여름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기로 일본의 경제적 손실은 7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관리비 등을 합치면 6400억엔(7조2000억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선수촌아파트 분양인들의 입주가 예상보다 1년 정도 늦어졌고 4만 6000실에 이르는 대규모 숙박 예약의 취소와 재계약에 추가비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자 크게 실망하며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서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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