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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WBC-올림픽 ‘두 마리의 토끼’ 잡을 수 있을까
입력 2020-03-26 06:59 
야구대표팀은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2021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의 선택과 집중, 이원화 등을 고민하게 됐다. 사진=MK스포츠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21년은 야구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굵직굵직한 국제 대회가 겹치게 됐다. 하지만 KBO리그 일정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국제대회에 모두 올인하기는 무리다. 대표팀 이원화 방안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 여파로 올 7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2020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이라 제대로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
도쿄올림픽은 2021년 여름까지는 치러질 예정이다.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야구만 한정해서 따지면 2021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도쿄올림픽이라는 굵직한 국제대회 이벤트가 한해에 열리게 됐다.
WBC는 3월 예정이다. 도쿄올림픽은 새로운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여름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3~4개월을 두고 야구대표팀이 출격해야 할 상황이다. 물론 여러 변수는 있다. 올림픽이 봄에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에는 WBC와 올림픽 일정이 겹칠 수도 있다. 이는 올림픽을 주최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WBC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서로 마이 웨이(My Way)를 외칠 때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코로나19로 인해 WBC 일정도 변동 가능성이 있긴 하다. WBC는 본선 참가권이 4장이 걸린 최종 예선이 코로나19로 연기된 상황이다. 3월 정상 개최 여부도 오리무중이다.
어쨌든 WBC와 올림픽이 한 해에 열리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긴 하다. 한국 야구는 사상 최초로 중요 국제대회 2개를 한해에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대표팀 구성부터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표팀 전임감독인 김경문 감독의 계약기간이 올해 도쿄올림픽 본선까지기 때문에, 계약기간부터 연장해야 한다. 이 경우 김 감독이 WBC와 올림픽을 지휘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야구로서는 WBC나 올림픽 모두 중요한 대회다. 올림픽은 메달 및 병역 미필 선수들의 병역 특례가 걸려있다. 메이저리그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WBC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더구나 한국 야구는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할 이유가 있다. 2006년 2009년에는 각각 4강과 준우승으로 한국 야구의 인기를 높이는데 앞장섰지만, 2013년, 2017년에는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한국 야구 거품론이 불거졌던 것도 WBC 참패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대회에 모두 총력전으로 기울일 여력은 없다. 가뜩이나 국가 대표급 선수들의 선수층이 얇은 상황이다. 만일 국가대표에 선발된 각 구단의 주축 선수 중 부상자가 나온다면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대표팀 이원화 방안 카드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WBC나 올림픽 일정이 나와야 논의를 해볼 수 있는 문제이긴 하다. 정말 최악의 상황으로 2021년에 대회가 겹치거나, 대회 기간 간격이 적다면, 대표팀 이원화는 불가피하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보다는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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