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명 넘는 시민이 '텔레그램 n번방' 주범 '박사' 조모씨(남성·20대)의 신상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통합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원석 미래통합당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인권보호수사규칙을 통해 자신의 위선을 은폐하기 위해 정의를 남용한 포토라인 공개금지 수혜자 제1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n번방 가해자들의 영웅은 조국"이라며 "포토라인 폐지 수혜자들은 정의를 대의명분으로 앞세웠던 조국과 그 가족들을 비롯한 위선 잔당들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법치주의를 파괴한 저들의 고무줄 정의론이 정작 국민의 알 권리와 법치의 실현이 요구받는 현시점에는 (피의자들에게) 가장 큰 선물을 안겨다 준 셈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은 n번방 사건에 준엄히 공분하며, 피해자들의 인권을 짓밟은 '박사'와 '갓갓' 등을 엄벌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변인은 "가해자들이 조국이 만들어낸 왜곡된 특혜에 기대어 잊히면 제2, 제3의 n번방 가해자들은 영구적으로 면죄부를 받는 셈이 될 것이다"라며 "추미애 장관과 법무부 당국은 '조국발(發) n번방 선물'이나 진배없는 포토라인 공개금지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도 지난 22일 "누구에 대해 수사를 하다가 압박으로 포토라인이 폐지됐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피의자에 대한 공분에 나도 공감한다"며 "누구에 대해 수사를 하다가 압박으로 포토라인이 폐지되었으며, 실제 포토라인 폐지로 수혜를 입은 사람이 누구의 가족이고, 그게 수사기관 개혁의 일환이라고 포장했던 정권이 누군지 다 같이 생각해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 10월에 있었던 일"이라며 "n번방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 이번에 똑바로 투표하자"고 촉구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2019년 10월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참고인이나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검찰에 출석한 첫 사례가 됐다.
법무부도 지난 2019년 12월 1일부터 새 공보준칙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시행하면서부터 모든 사건 관계자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개소환을 금지했다.
한편 경찰은 'n번방'을 만든 이로 알려진 용의자 '갓갓'을 추적 중이고, 오는 24일 '박사' 조씨의 신상공개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성폭력 특례법 제25조에 따르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알권리, 공익을 위해 필요한 때에는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게시물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227만명 이상 시민이 동의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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