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로 `9월 학기제` 도입? 실현 가능성은 낮아
입력 2020-03-23 13:18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가 아동·청소년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방지하고자 개학을 연달아 미루면서 일각에서 '9월 학기제' 도입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9월 학기제는 초·중·고교와 대학의 1학기를 3월이 아닌 9월에 시작하는 제도로, 주요 나라들이 대부분 채택 중이다.
다만 이번에도 9월 학기제를 실제로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관련 논란은 지난 21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월에 개학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밖에 없다"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김 지사는 "코로나19로 개학이 더 늦어진다면 이참에 9월 신 학기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긴 여름방학 동안 새 학년을 위한 충분한 준비시간도 가지고 지금처럼 애매한 2월 봄방학 문제도 해결하고 다른 선진국과 학기가 일치되니 교류하거나 유학을 준비하기도 당연히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는 있었지만, 단순히 학기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막대한 비용 소요 등의 이유로 번번이 좌절되어왔다.
역대 정부에서는 지난 1997년과 2007년, 2015년에 9월 학기제 시행을 검토했지만,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매번 무산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2015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포함한 보고서에서 도입 후 12년간 최대 10조원이 소요된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초·중·고등학교에 차례로 도입한다고 가정하면 오는 2021년 3월에 입학할 예정인 학생들이 6개월 앞당겨 올해 9월에 입학하게 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초등학교에 3월 입학생과 9월 입학생이 동시에 다니게 돼 학교시설과 교사를 대폭 늘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9월 학기제' 도입에 관한 누리꾼들의 관심은 오는 4월 6일 개학도 불안하다는 우려에서 주로 비롯한다.
찬성하는 이들은 "5월, 6월 개학이라고 안전할까. 개학을 2주씩 미루는 것도 온라인 학습도,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불안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도입을 반대하는 이들은 "지금은 코로나 방역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9월 신 학기제로 변경해 주십시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3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1만735명이 동의했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장기화하는 만큼 모든 학생이 한 학기를 쉬면 고3 수험생들의 대입 입시 부담 등은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 관계자 등은 9월 학기제를 당장 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9월 학기제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고, 교육부 관계자도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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