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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대학 농구 선수의 호소 “중국 바이러스? 차별은 그만”
입력 2020-03-23 10:09 
나탈리 추는 중국계 UCLA 선수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미국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치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고 있는 가운데, UCLA 여자 농구팀 선수이자 중국계 이민 2세대인 나탈리 추(22)는 이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LA 지역 유력 매체 'LA타임스'는 23일(한국시간) 최근 LA를 떠나 집이 있는 텍사스주로 돌아온 추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은 "그녀는 피부색 때문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며 그녀가 겪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해 전했다. 그녀는 LA에서 댈러스로 가는 비행기에서부터 따가운 시선을 느껴야했고, 고향에 도착해서 나간 모임에서는 친구들이 공공연히 '중국 바이러스'라 부르는 것을 들어야했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처음 시작됐다. 한국에서 이를 '우한 코로나'라 불렀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이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오의 불씨를 당긴 인물이다. 기자회견 도중 보좌관들이 써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문구를 직접 '중국 바이러스'라고 고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같은 그의 행동은 미국내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을 유발하며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LA타임스는 추가 이때문에 밖에 나갈 때는 꼭 학교 이름이 적힌 옷을 입고 있으며, 후드티를 최대한 눌러써 자신의 피부색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추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자마자 모두가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그가 그렇게 부르니까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끔찍하다"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이어 "이 나라는 지금 위기고, 미쳐 돌아가고 있다. 이미 미쳐 돌아가는 상황에서 아무 이유없이 인종차별을 더했다"며 트럼프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UCLA에서 사회학을 전공중인 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그녀는 트위터에서 "이 팬데믹을 기술적으로 주어진 이름(코비드-19)이 아닌 다른 것으로 부르는 것은 무례하고 인종차별적인 행위다"라며 "중국 바이러스같은 이름으로 이 병을 부르는 것은 나같이 생긴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제노포비아를 가져오게 만든다. 정화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상점도 못가고 산책도 못나가고 있다. 사람들이 나에게 어떻게 대할지 모르기에 항상 경계하고, 긴장하고 있다. 나와 같은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위험에 처해있고, 공격의 대상이 됐다. 안전하다고 느껴야 할 장소에서 공격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라는 명칭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AFPBBNews = News1

마지막으로 그녀는 "이 나라는 지금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긴장을 더하는 것은 상황을 좋게 만들거나 쉽게 만들지 못한다. 우리는 함께 이 난관을 극복해야한다"고 호소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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