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올림픽 연기하라" 美·英 한 목소리…궁지 몰린 IOC
입력 2020-03-21 13:51 
[사진 =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그리고 2020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궁지에 몰렸다.
IOC는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각 종목 국제경기연맹(IF), IOC 선수위원, 각국 NOC 대표와 잇따라 화상회의를 연 뒤에도 "올림픽은 정상적으로 열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특별한 대화와 논의 없이 '일방적 통보'식으로 IOC가 올림픽 정상개최 의지를 드러내자 참고 참았던 경기단체와 각국 올림픽 위원회(NOC)가 공식적으로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특히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과 영국이 '올림픽 연기'를 위해 공식적으로 움직이며 분위기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들이 보이콧을 선언한다면 반쪽 올림픽이 아닌 '반의 반쪽' 올림픽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 월스트리스저널은 21일(한국시간) "미국수영협회는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에 도쿄올림픽 연기를 주장해야 한다는 서신을 작성해 전달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올림픽 연기'라는 개인적인 의견이 있었지만 이렇게 영향력이 큰 경기단체가 공식적으로 '올림픽 연기 요청'을 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수영연맹 팀 힌치 회장은 "미국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 정신에 기반해 선수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해주기를 바란다"고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올림픽에서 미국 수영대표팀을 빼면 무게감이 확 떨어진다. 역대 올림픽 수영 종목에서 미국은 200개 이상의 메달을 거둬드린 바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라이언 록티, 마이클 펠프스, 케일럽 드렉슬, 케이티 러데키 등이 금메달을 휩쓸었다.
미국 뿐만이 아니다. 미국수영협회와 마찬가지로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영국육상협회도 올림픽 연기를 주장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를 압박했다.
영국육상경기연맹 닉 카워드 회장 역시 영국 신문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르지 않겠다는 결정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카워드 회장은 영국 스포츠계 인사 가운데 올림픽 연기를 주장한 최고위직 인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종목단체 뿐만이 아니다. 각국 올림픽위원회도 공식적으로 올림픽 연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dpa 통신은 이날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가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 때까지 도쿄올림픽 개최를 미루자'는 의견을 담은 공문을 IOC에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또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의 보그단 가브로베치 위원장도 자국 뉴스 통신사 STA와 인터뷰에서 "1년 정도 개최 시기를 미뤄야 한다"고 연기를 주장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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