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6년 전 신약, 코로나에 효과"…독일 바이엘, 美에 `클로로퀸` 무상제공
입력 2020-03-20 06:47 
독일의 다국적 기업 바이엘그룹.

21세기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될 코로나19 치료제로 1930년대 개발된 말라리야 치료제가 사실상의 '백신'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에서 치료 효과를 본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19일 그 효과를 인정하며 자국민들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조처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미국이 말라리아 예방약인 '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이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절차를 거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FDA)은 (승인 기간을) 몇 달에서 즉시로 단축했다"라면서 "그래서 우리는 처방전에 따라 그 약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클로로퀸이 초기에 매우 고무적인(encouraging) 결과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독일의 세계적 제약사인 바이엘그룹은 "미국 정부에 300만정의 클로로퀸을 무상 제공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1934년 바이엘이 개발한 클로로퀸은 임산부에 투약해도 문제가 없을만큼 부작용이 적은 말라리아 치료약으로 세계적 각광을 받아왔다. 통상 성인이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여행하기 2주일 전에 한알을 먹고 1주전에 또 한 알을 복용한다.
바이엘그룹에 따르면 이번 무상 제공에 앞서 지난달 중국 광둥성에 30만정의 클로로퀸을 무상제공한 바 있다. 광둥성 보건당국이 지난 2월 5일 바이엘 측에 "감염환자들에게 클로로퀸(상품명 레소친)이 효과가 있는지 투약을 하고 싶다"고 요청해왔다는 것이다.
독일 바이엘그룹이 코로나19 치료를 돕기 위해 미국 정부에 총 300만정을 무상 제공키로 클로로퀸(상품명 레소친) 제품. [사진 = 바이엘그룹]
바이엘그룹은 이 요청이 들어온 뒤 불과 4일만에 모든 서류·수송 절차를 마치고 30만정을 무사히 광둥성 측에 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원을 토대로 중국 국립생명과학개발국은 수 천개의 약물 중 클로로퀸이 베이징 등 중국 내 10개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환자들에게 투약한 결과 효과를 봤다고 발표했다. 클로로퀸 처방을 받은 환자가 다른 환자군에 비해 열이 더 빨리 떨어지고 폐CT 영상에서 폐렴 증상이 개선된 것은 물론, 회복시간도 한결 빨랐다는 내용이었다. .
국내 의료진 역시 코로나19 감염환자 치료 대응 과정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치료제 칼레트라와 클로로퀸을 함께 처방하는 칵테일 요법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는 바이엘은 지난 1863년 독일 바르멘에서 작은 염료회사로 출발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대유행한 스페인독감으로 만들었던 '아스피린'은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바이엘은 지난해 기준 435억 유로(약 60조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전 세계에서 10만4000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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